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지난 2017년과 비교했을 때 미국의 GDP 성장률은 2.4%로 변화가 없고, 중국의 성장률은 6.8%에서 6.1%로 0.7%포인트 하락했을 뿐”이라며 “하지만 유럽과 일본의 GDP 성장률은 각각 1.3%포인트, 1.0%포인트 하락해 갈등 당사자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GDP 규모가 작은 기타 선진국들도 1.2%포인트, 신흥국들도 1.0%포인트 성장률이 낮아졌다. 한국도 3.2%에서 2.0%로 1.2%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 성장률을 100이라고 할대 미국은 100, 중국은 90, 유로존은 48, 일본 47 등으로 분석됐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은 갈등을 촉발한 나라로서 무역의 위축이 자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며 “미국은 2010년 들어 수입에 의존하던 내구재 소비가 줄어들었고, 원유생산이 증가하면서 폐쇄 경제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역시 수입을 조절해 자신이 받는 충격을 제3국에 전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수입품은 중간재나 자본재였다”며 “중국은 소비재 수출을 늘리며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과 일본은 경제규모가 커서 미중 무역갈등의 악영향을 막을 수 있는 대국경제”라면서도 “이들 모두 지난 10년간 재정건전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긴축정책을 고수해, 외부로부터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유럽과 일본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대규모 국채발행 논의가 시작되면서 사상 최저치 부근에 있던 국채금리가 3개월 최고까지 상승했다”며 “따라서 글로벌 경제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합의가 필요하겠지만, 중간 위치에 있는 유럽과 일본이 재정건전화를 끝내고 경기부양적인 재정정책으로 전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