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34세. 이곳 직원은 모두 빨간 멜빵 바지와 흰 셔츠로 옷을 통일했다. 그러나 독특한 머리 스타일과 각양각색의 문신이 눈에 띄었다. 작업 땐 진지하다가도 다음 공정을 기다리면서는 서로 이야기하다 웃기도 했다. 이곳 직원은 섀시에 엔진을 결합하는 공정을 ‘약혼(engagement)’이라고, 섀시와 바디를 결합하는 걸 ‘결혼(marriage)’이라고 재치 있게 불렀다.
관리직 직원의 감독 속에 묵묵히 일하는, 웃음기 뺀 여느 자동차 공장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오랜 기간 개성 넘치면서도 완벽함을 추구해 온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다운 공장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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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포르쉐 라이프치히 공장은 포르쉐 변화의 산실이다. 기존 주펜하우어 공장은 911 같은 정통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반면 라이프치히에선 SUV 카이엔과 마칸, 왜건형 세단 파나메라 3종의 비 스포츠카 라인업을 만든다.
포르쉐의 이 같은 변신은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포르쉐의 지난해 전체 판매 22만5000대 중 18만대가 이곳에서 만들어진 비 스포츠카 라인업이었다. 이곳 공장 생산량은 2002년 2만4932대에서 지난해 18만771대로 15년 만에 7배 늘었다.
2002년 포르쉐의 첫 SUV인 카이엔 양산을 시작으로 2008년 왜건형 세단 파나메라, 2013년 좀 더 작은 두 번째 SUV 마칸 생산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생산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마칸 8만6016대, 카이엔 7만9700대, 파나메라 1만5055대가 이곳에서 생산·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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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메라는 2009년 1세대 모델 첫 출시 때만 해도 같은 그룹 계열사인 폭스바겐 하노버 공장에서 차체 조립과 도장 작업을 마친 후 이곳에서 최종 조립하는 정도였으나 이번 신모델부터는 전 공정을 이곳에서 한다.
2002년 259명이던 직원도 올 4월 기준 3865명으로 약 15배 늘었다. 포르쉐는 연내 4000명이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겉보기에 공정 자체가 첨단이거나 특별히 효율적인 건 아니었다. 이곳에선 시간당 13대의 완성차를 만든다. 현대자동차 국내 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가 40~50대, 미국 공장이 73대란 걸 고려하면 효율 면에선 상당히 떨어지는 셈이다. 라인도 2분에 한 번씩만 움직였다.
고객 요구에 따라 수백 가지 파생 옵션을 제공하는 포르쉐 차량 특성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었다. 작업 라인 옆 부품을 일일이 전기 카트로 실어날랐다. 요즘 최신 공장에선 부품 공급 역시 자동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곳 모습은 그 자체로 ‘우리는 더 많이 만드는 것보다 더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려는 듯했다.
겉보기엔 특이할 것 없는 이곳 공장의 핵심은 사실 바디 숍이다. 포르쉐는 신형 파나메라의 차체를 대부분 알루미늄으로 바꿨다. 차체 무게가 400㎏ 가량 줄었다.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높인 비결이다. 외부에 모든 걸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차체를 투과하는 장치로 각 부위의 강성을 꼼꼼히 모니터하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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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곳곳에 적용된 친환경·친고객적인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공장 내 흔히 볼 수 있는 전기·페달 겸용 자전거는 짐을 수납하기 좋도록 개조돼 있었다. 또 2014년부터 옥상 태양광 설비에서 연 80만㎾h의 전기를 만들고 있다. 또 이 같은 공장의 친환경성을 입증하기 위해 공장 개소 때부터 외부에 야생마 21마리, 소 74마리를 방목하고 있다는 게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장의 중심에는 독특한 디자인의 고객 센터가 있다. 또 이를 중심으로 3.7㎞ 길이의 자동차 경주장(서킷)을 운영 중이다. 연간 4만7000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이중 약 2100명(2015년 기준)은 차를 직접 인수하기 위해 온 고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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