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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포르쉐 변화의 산실 라이프치히 공장..'직원들부터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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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기자I 2016.07.04 09:21:15

직원들 여유로운 작업 분위기 속 아이디어 넘쳐

[라이프치히(베를린)=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독일 동부 공업도시 라이프치히의 포르쉐 공장의 생산직 직원에게는 여유가 느껴졌다.

평균 나이 34세. 이곳 직원은 모두 빨간 멜빵 바지와 흰 셔츠로 옷을 통일했다. 그러나 독특한 머리 스타일과 각양각색의 문신이 눈에 띄었다. 작업 땐 진지하다가도 다음 공정을 기다리면서는 서로 이야기하다 웃기도 했다. 이곳 직원은 섀시에 엔진을 결합하는 공정을 ‘약혼(engagement)’이라고, 섀시와 바디를 결합하는 걸 ‘결혼(marriage)’이라고 재치 있게 불렀다.

관리직 직원의 감독 속에 묵묵히 일하는, 웃음기 뺀 여느 자동차 공장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오랜 기간 개성 넘치면서도 완벽함을 추구해 온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다운 공장이랄까.

포르쉐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 조립공정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 조립공정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카이엔·마칸·파나메라 연 18만대 만들어

2002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포르쉐 라이프치히 공장은 포르쉐 변화의 산실이다. 기존 주펜하우어 공장은 911 같은 정통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반면 라이프치히에선 SUV 카이엔과 마칸, 왜건형 세단 파나메라 3종의 비 스포츠카 라인업을 만든다.

포르쉐의 이 같은 변신은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포르쉐의 지난해 전체 판매 22만5000대 중 18만대가 이곳에서 만들어진 비 스포츠카 라인업이었다. 이곳 공장 생산량은 2002년 2만4932대에서 지난해 18만771대로 15년 만에 7배 늘었다.

2002년 포르쉐의 첫 SUV인 카이엔 양산을 시작으로 2008년 왜건형 세단 파나메라, 2013년 좀 더 작은 두 번째 SUV 마칸 생산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생산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마칸 8만6016대, 카이엔 7만9700대, 파나메라 1만5055대가 이곳에서 생산·판매됐다.

포르쉐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 직원이 도장 공정을 마친 차량 차체(바디)의 도장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특히 포르쉐는 지난달 29일 출시한 2세대 신형 파나메라를 위해 총 5억 유로(약 6500억원)를 추가로 투입해 이곳 설비를 증설했다.

파나메라는 2009년 1세대 모델 첫 출시 때만 해도 같은 그룹 계열사인 폭스바겐 하노버 공장에서 차체 조립과 도장 작업을 마친 후 이곳에서 최종 조립하는 정도였으나 이번 신모델부터는 전 공정을 이곳에서 한다.

2002년 259명이던 직원도 올 4월 기준 3865명으로 약 15배 늘었다. 포르쉐는 연내 4000명이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겉보기에 공정 자체가 첨단이거나 특별히 효율적인 건 아니었다. 이곳에선 시간당 13대의 완성차를 만든다. 현대자동차 국내 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가 40~50대, 미국 공장이 73대란 걸 고려하면 효율 면에선 상당히 떨어지는 셈이다. 라인도 2분에 한 번씩만 움직였다.

고객 요구에 따라 수백 가지 파생 옵션을 제공하는 포르쉐 차량 특성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었다. 작업 라인 옆 부품을 일일이 전기 카트로 실어날랐다. 요즘 최신 공장에선 부품 공급 역시 자동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곳 모습은 그 자체로 ‘우리는 더 많이 만드는 것보다 더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려는 듯했다.

겉보기엔 특이할 것 없는 이곳 공장의 핵심은 사실 바디 숍이다. 포르쉐는 신형 파나메라의 차체를 대부분 알루미늄으로 바꿨다. 차체 무게가 400㎏ 가량 줄었다.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높인 비결이다. 외부에 모든 걸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차체를 투과하는 장치로 각 부위의 강성을 꼼꼼히 모니터하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포르쉐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 바디 숍 공정.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 바디 숍 공정. 포르쉐코리아 제공
공장 곳곳에 친환경·친 고객적 아이디어 ‘눈길’

공장 곳곳에 적용된 친환경·친고객적인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공장 내 흔히 볼 수 있는 전기·페달 겸용 자전거는 짐을 수납하기 좋도록 개조돼 있었다. 또 2014년부터 옥상 태양광 설비에서 연 80만㎾h의 전기를 만들고 있다. 또 이 같은 공장의 친환경성을 입증하기 위해 공장 개소 때부터 외부에 야생마 21마리, 소 74마리를 방목하고 있다는 게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장의 중심에는 독특한 디자인의 고객 센터가 있다. 또 이를 중심으로 3.7㎞ 길이의 자동차 경주장(서킷)을 운영 중이다. 연간 4만7000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이중 약 2100명(2015년 기준)은 차를 직접 인수하기 위해 온 고객이다.

포르쉐 라이프치히 공장 전경. 왼쪽 아래 둥근 건물이 고객센터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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