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은마-개포-고덕주공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최대 1억5000만원 이상 떨어지는 등 8·31대책의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격 하락세가 중대형아파트로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지난 6월말 대비 1억7000만원 하락한 6억8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왔다.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권 과세의 영향으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속속 내놓고 있다"며 "연내에 올초 수준인 5억9000만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포주공1단지 13평형도 6월말(5억7000만원)에 비해 1억2000만원 떨어졌으며 고덕주공2단지 15평형은 6월말 5억원에서 현재 3억9000만원선으로 내려 앉았다. 가락시영 2단지 13평형도 최고가에 비해 8000만원 정도 떨어진 4억8000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기 재건축단지들의 가격 하락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대부분의 단지들이 연내에 10.29대책 이후 최저 수준이었던 올초 가격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강남 재건축아파트와는 달리 기존 중대형아파트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타워팰리스-동부센트레빌-아이파크 등 고급아파트 3인방은 종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도시연구원 김용순 수석연구원은 "종부세 과세기준일이 내년 6월1일이고, 2주택 양도세 중과도 2007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처분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올해 집값 하락폭은 평균 1~2%선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되고 대책이 가시화되는 내년부터는 집값 하락세가 모든 지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순 수석연구원은 "세금압박이 눈 앞에 다가오고 금리가 오를 경우 다주택자들이 보유주택 처분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