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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연 늘수록 줄어드는 소방예산…재원구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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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I 2026.10.23 0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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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소방관의 처우를 개선하려면 담배를 더 피워야 할까.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의 45%를 재원으로 삼는다. 담배 세수가 줄면 교부세도 당연히 줄어든다. 금연을 권하는 정부가 소방 재원은 담배 소비에 기대는 셈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이 역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소방안전교부세는 7605억원으로 올해보다 2898억원(27.6%) 줄었다. 행정안전부는 담배 세수 감소 전망과 지난해 세입 정산 결과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소방 인력을 늘리고 처우를 개선해야 하는데 정작 이를 뒷받침할 재원은 담배판매량 증가에 기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11년째 동결된 담배 개별소비세를 인상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재원 확충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할 수 있지만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 감소를 고려하면 세수 증가 효과는 단정하기 어렵다. 담배 개별소비세 인상 논의와 함께 안정적인 재원 구조를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

추미애 경기지사의 ‘재정 빨대’라는 부적절한 표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일과 소방 재정의 해법을 찾는 일은 따로 갈 수 없다. 추 지사를 면담한 소방노조도 재원 확충을 위해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이 현장의 요구보다 발언 공방에 오래 머물 이유가 없다.

정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소방공무원을 총 5000명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충원은 사람을 뽑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늘어나는 인건비를 지속해서 감당할 재원 마련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인력 충원이나 근무 여건 개선도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공무원 인건비의 80% 이상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제 정부는 구체적인 추가 부담액과 조달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국회는 심사와 예산 논의에 나서야 한다. 기후 대응·전력 분야 기금 활용 등 재원을 넓히자는 제안도 검토할 만하다.

정부와 국회는 가능한 방안을 따져 실효성 있는 제도로 완성해야 한다. 논란이 잠잠해졌다고 손을 놓는다면 재정 빨대 공방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 담배가 더 팔리기만 기다릴 게 아니라 소방 인력 확충을 뒷받침할 책임 있는 재정 해법을 내놓을 때다.

양지윤 사회부 기자
양지윤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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