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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때문에?" 7000명 기생충 감염에 美 식당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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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7.20 09:35:26

확진 1645명·입원 141명…지난해의 6배 넘어
타코벨 납품 양상추 지목, 리콜 27개주로 확대
샐러드 빼고 생채소 끊고…식당들 각자도생
"수천명 앓고서야 찾아내는 건 기록 시스템"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식당들이 상추를 통째로 내다 버리고 있다. 샐러드를 메뉴에서 지우고, 햄버거에 얹던 생채소도 뺐다. 기생충 사이클로스포라 감염이 전국으로 번지면서 벌어진 풍경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캐나다플린트리지의 한 타코벨 매장에 손님이 들어서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타코벨에 납품된 상추가 전국적인 사이클로스포라 감염 확산의 원인인지 조사하고 있다. (사진=AFP)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캐나다플린트리지의 한 타코벨 매장에 손님이 들어서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타코벨에 납품된 상추가 전국적인 사이클로스포라 감염 확산의 원인인지 조사하고 있다. (사진=AFP)
19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해 사이클로스포라 확진자가 1645명, 입원 환자가 141명이라고 밝혔다. 조사 중인 환자 5000여명을 더하면 7000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이맘때 24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배 넘게 늘었다. 사망자는 아직 없다.

진원지로는 타코벨에 납품된 채 썬 아이스버그 양상추가 지목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추적 조사 끝에 멕시코 중부의 한 농장을 발원지 후보로 짚었고, 이 양상추를 공급한 테일러팜스 멕시코 법인은 지난 17일 리콜에 들어갔다.

파장은 빠르게 번졌다. 리콜 대상 제품은 27개주에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고, 월마트에서 팔린 마켓사이드 브랜드 아이스버그 샐러드와 채 썬 상추도 포함됐다. 햄버거 체인 잭인더박스는 텍사스·오클라호마·루이지애나 매장에서 해당 상추를 걷어냈다고 밝혔다. 타코벨은 전국 공급망에서 문제의 상추를 무기한 제외했다.

사이클로스포라증은 기생충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먹었을 때 걸린다. 물설사와 복통, 복부 팽만이 몇 주씩 이어져 탈수로 번지기도 한다. 미시간주에서만 5000명 넘게 신고돼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주 보건복지부는 모든 환자가 같은 감염원과 연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짧은 기간에 환자가 급증한 정황은 대다수가 같은 발병과 얽혀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킹스비치의 세이프웨이 매장에 테일러팜스 샐러드 채소 제품이 진열돼 있다. 테일러팜스는 멕시코 중부에서 들여온 아이스버그 양상추를 지난 17일 전량 회수했다. (사진=AFP)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킹스비치의 세이프웨이 매장에 테일러팜스 샐러드 채소 제품이 진열돼 있다. 테일러팜스는 멕시코 중부에서 들여온 아이스버그 양상추를 지난 17일 전량 회수했다. (사진=AFP)
일선 식당은 각자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 인디애나주 먼시의 수제맥주집 가디언브루잉은 봉지 샐러드를 전부 버리고 샐러드를 뺐다. 피망·쪽파·토마토·버섯도 익히지 않으면 내지 않는다. 다운 플루러 총지배인은 “샐러드를 정말 좋아하는 손님과 채소를 잔뜩 올린 나초를 좋아하는 손님이 몇 분 계시다”면서도 손님들 반응이 “아쉽지만 이해한다”는 쪽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손질할 재료가 3분의 2로 줄면서 재료비는 오히려 아꼈다고도 했다.

오클라호마주 아이다벨의 레드비레스토랑은 케일·파슬리·쪽파·시금치·고수를 당분간 뺐다. 베네데트 하드윅 사장은 상황이 통제됐다고 판단되면 바로 되돌리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샐러드 매출은 전혀 줄지 않았다. 그는 손님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거나, 가게를 믿는 것 같다고 했다.

주가도 갈렸다. 타코벨 모회사 얌브랜즈 주가는 지난 17일 2.8% 내렸고, 아이스버그 양상추를 쓰지 않는다고 밝힌 샐러드 체인 스위트그린은 13.8% 뛰었다.

뒷맛은 개운치 않다. 첫 환자 신고는 지난 5월 초였는데 원인이 밝혀지기까지 두 달 넘게 걸렸다. 지난해 7월부터 CDC 감시망이 사이클로스포라 검사를 선택 항목으로 돌린 것도 대응을 늦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 전문의 타일러 에번스 웰니스에퀴티얼라이언스 공동창업자는 “수천 명이 같은 증상을 신고하고 나서야 오염된 제품을 찾아내는 식품안전 체계는 예방 시스템이 아니라 기록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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