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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은행은 새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글로벌 빅4’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각 해외사무소는 31일 내놓은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빅4 경제는 당초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은이 보는 미국의 새해 성장률은 2% 중반대다. “양호한 경제 심리와 금융 여건에 더해 확장적 재정정책이 가세하면서 지난해(전망치 2.3%)보다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건스탠리(2.5%)와 씨티(2.7%), 골드만삭스(2.5%) 등 주요 투자은행(IB)들도 비슷한 예상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통과된 트럼프정부의 세제개혁안은 감세 등을 통해 제한적인 경기 부양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올해 말께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2.0%)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연준의 예상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세 차례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유로존 경제가 2% 내외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상향했는데,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권태율 한은 프랑크푸르트사무소 과장은 “고용 호조와 가계·기업심리 개선, 세계 교역 회복세 등이 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일본의 경우 올해도 잠재성장률(0% 후반대)을 웃도는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한은은 전했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제에서다.
다만 중국은 올해 성장률이 6.5%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망치는 6.8%다.
그렇다고 내년 빅4 경제에 하방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 한은 측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지만, 사상 세 번째(101개월)로 긴 미국의 경기 확장기가 올해도 지속될지 의구심은 지속되고 있다.
유로존도 남유럽 국가의 금융 취약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애로, 이탈리아 총선 등 정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일본도 소비 둔화가 변수다. 박병걸 한은 도쿄사무소 과장은 “민간소비는 가계의 절약 성향으로 큰 폭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