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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모펀드가 인수한 10대 외식 업체 성적보니....

신상건 기자I 2017.05.10 06:00:00
[이 기사는 5월 10일(수) 오전 6시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2011년 11월,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MS PE)는 ‘놀부 보쌈’으로 유명한 외식 프랜차이즈 놀부의 지분 100%를 1200억원에 인수하면서 사모펀드의 외식업체 인수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후 버거킹코리아(VIG파트너스), 할리스커피(IMM PE), KFC코리아(CVC) 등의 굵직한 외식 업체들이 사모펀드에 줄줄이 인수됐다.

그로부터 6년 가량이 흐른 지금, 사모펀드의 외식 업체 인수 성적표는 어떨까?

이데일리가 2011~15년 5년간 주요 사모펀드에 의해 인수된 10대 외식 업체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실적을 개선을 통해 투자회수를 했거나 투자회수가 가능한 업체는 6곳으로 나타났다. 일시적 어려움에 빠져 있거나 ‘성장통’을 겪는 기업이 사모펀드의 경영개선능력과 결합할 경우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16~2017년에 사모펀드에 인수된 외식 업체는 평가 기간이 짧아 제외했다.

사모펀드의 꿈인 ‘인수에서 투자회수’까지 완료한 진정한 성공은 VIG파트너스(이하 VIG)의 버거킹코리아가 유일했다.

VIG는 2012년 11월 버거킹(법인명 비케이알)을 1100억원에 매입해 4년째인 지난해 4월 2100억원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되팔았다. 매각금액은 2100억원으로 투자금의 2.3배를 회수했다. 다른 분야의 사업에는 눈돌리지 않고 ‘크리미 통새우 와퍼’ 등 건강식 선호 트렌드에 맞는 메뉴 개발에 집중한 점이 성공비결로 분석된다. VIG가 버거킹을 매각한 2015년 매출액은 2785억원으로 사실상 인수 첫해인 2013년의 2122억원 대비 31%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도 88억원에서 121억원으로 37% 증가했다.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발빠른 대응과 본업 집중으로 요약되는 버거킹코리아의 성공 비결은 나머지 성공 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IMM PE가 2013년 6월 500억원 가량에 인수한 할리스커피도 4년이 지난 현재 기업가치 2000억원을 인정받으면서 성공적 매각이 검토되고 있다. IMM PE의 인수 이후 투자금 800억원을 상쇄하고도 700억원의 차익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건강과 맛을 중시하는 고객 취향을 겨냥한 ‘딸기 베이커리’ ‘골드브루’ 등을 개발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 당기순이익은 각각 1286억원, 91억원으로 인수 첫해인 2013년 685억원, 35억 대비 87%, 160% 급증했다.

사모펀드 로하튼이 2013년 6월 인수한 BHC치킨은 지난해 매출액이 2326억원을 기록하면서 교촌치킨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독자 경영 첫 해인 2013년의 BHC치킨의 매출액 827억원 대비 181% 급증했다. 인수 직후 최고경영자(CEO)를 이 분야 전문가인 박현종 전 제네시스BBQ 글로벌 사업대표로 교체하고, 신라호텔 주방장 출신의 김충현 상무를 영입해 경영 혁신과 신제품 개발에 주력한 것이 성공 비결로 분석된다. 치킨과 샐러드가 결합된 ‘요래요래’ 는 히트작으로 꼽힌다.

이밖에 차(茶 ) 프랜차이즈 공차는 실적 개선으로 대만 본사(RTT) 인수를 진행중이고, 한우전문 프랜차이즈 창고43도 최근 서울 삼성동에 11번째 매장을 개점했다.

반면 놀부는 지금도 경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무리한 다각화 등으로 외식업체의 성공 비결과 동떨어진 ‘거꾸로 경영’을 했다. 보쌈 전문이던 놀부는 MS PE에 인수된 이후 커피(벨라빈스 커피), 통닭(놀부옛날통닭), 설렁탕(놀부맑은설렁탕담다)에까지 진출해 브랜드가 13개로 급증했다. “도대체 ‘놀부’하면 떠오르는 게 없다”는 평가다. MS PE는 놀부의 매각을 타진중이지만 기업가치가 800억원대로 평가받으면서 원금 회수조차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FC코리아도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파트너스(이하 CVC)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 CVC는 2014년 5월 KFC코리아를 1000억원에 인수했으나 3년만인 지난 3월 KG그룹에 500억원 가량에 매각했다. 원금의 절반 가량을 날린 것이다. 기름진 음식 기피 트렌드, 치킨업계의 살인적 경쟁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수 직전인 2013년 115억원이었던 KFC코리아의 영업이익은 CVC의 인수 첫해인 2014년 68억원, 2015년에는 11억원으로 급감했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 본업에 집중하고 소비자 취향 대응한 외식 업체는 성공했고, 무리하게 다각화를 하고 메뉴 개선을 기피한 곳은 실패했다”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지금의 외식업에 대해 성공과 실패 요인을 종합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10대 외식기업(201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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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명 인수 시점 사모펀드 인수 금액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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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코리아 2012년 9월 VIG파트너스 1000억원대 매각완료

할리스커피 2013년 6월 IMM PE 400억~500억원 매각 진행중

BHC치킨 2013년 6월 로하튼(CVCI) 10000억원대 실적 개선

공차 2014년 9월 유니슨캐피탈 340억원 실적 개선

강호동678 2014년 5월 KIJIN 캐피탈 215억원 실적 개선

창고43 2014년 9월 CVCI 140억원 실적 개선

토다이 2015년 11월 프랙시스 캐피탈 250억원 경영 개선 진행중

놀부NBG 2011년 11월 모건스탠리PE 1200억원 실적 부진

크라제인터내셔날 2014년 3월 나우IB 150억원 실적 부진

KFC코리아 2014년 5월 CVC코리아 1000억원 손실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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