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한나기자] 국내 상장사들의 유보율이 크게 높아졌다. 벌어들인 돈을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배당하기보다는 비상용으로 쌓아두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1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내 12월 결산법인 552개사의 작년말 유보율은 696.97%로 전년말 669.48%에 비해 27.49%포인트 상승했다.
유보율은 잉여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사내 축적된 현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금여력이 튼튼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기업들이 투자와 배당에 소극적이라는 뜻도 된다.
작년말 기준 상장사들의 배당금 총액은 8조7000억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37.77% 감소했다. 배당이 급감하면서 배당성향도 20.03%(전년비 -4.04%p)로, 3년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유보율이 2000%가 넘는 회사가 56개사로 전년말에 비해 9개 늘었다. 반면 100% 미만인 회사는 전년말보다 4개 감소한 56개사로 집계됐다.
특히 10대 그룹의 유보율이 높았다. 10대 그룹의 유보율은 1년전에 비해 75.57% 상승한 893.92%인 반면 비(非) 10대그룹의 유보율은 10.17% 하락한 541.34%로 나타났다.
10대 그룹 중에는 포스코(005490)가 5843.80%로 가장 많이 현금을 쌓아두고 있었고, 현대중공업(009540)(1859.78%)과 삼성(1619.90%)이 뒤를 이었다.
전체 기업들 가운데 유보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SK텔레콤(017670)(27908.29%)이었다. 태광산업(003240)(25363.18%)과 롯데제과(004990)(21467.84%) 등도 각각 2만%를 넘어서는 유보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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