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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가 왜 총들고 싸워?"

노컷뉴스 기자I 2009.03.12 12:55:00

''푸시'', 허점 투성이 전개로 긴장감 ''제로''


 
[노컷뉴스 제공] 초능력은 예나 지금이나 분명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끄는 소재다. 그간 수많은 영화에서 초능력은 단골 소재로 사용됐다. 그만큼 초능력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영화 '푸시'도 초능력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즉,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라는 의미다. 때문에 영화의 관건은 초능력 자체가 아니라 초능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에 있다. '푸시'는 그런 관점에서 낙제 수준이다.

'푸시'는 닉 갠트(크리스 에반스), 캐시(다코타 패닝), 키라(카밀라 벨) 등 각기 다른 초능력을 지닌 능력자들이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비밀조직 디비전의 음모에 맞선다는 내용. 그럴싸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허점 투성이다.

이 영화의 핵심은 '디비전의 음모'에 있다. 닉, 캐시 일행은 그 음모를 막기 위해 디비전에 맞서고, 디비전은 자신들의 음모를 달성하기 위해 그들을 헤치려 한다. 하지만 그 음모가 무엇인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즉, 이야기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이 쏙 빠진 느낌이다.

디비전은 자신들의 실험실에서 약물을 가지고 도망친 키라를 찾는데 열중한다. 닉, 캐시 일행은 약물이 디비전을 깰 열쇠라고 열심히 외쳐댄다. 하지만 '음모'가 없는데 열쇠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홍콩의 초능력집단인 블리더 일행의 존재도 의문이다. 그들이 왜 닉, 캐시 일행을 쫓는지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다. 그냥 쫓고 쫓길 뿐이다. 이처럼 핵심의 부재는 각 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들고, 긴장감 제로 상황을 연출한다.

'푸시'는 초능력 액션을 표방하고 있다. 그럼에도 초능력이 볼품없다. 다양한 초능력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다지 새롭지도 강력하지도 않다. 그들의 대결에 있어 초능력은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권총에서 나가는 총알이 그들을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무기다. 그래서일까. 초능력자들 모두 총을 옆구리에 꼭 차고 있다. 자신의 초능력보다 총을 더 믿는 것 같다.

미국에서 흥행 참패한 이유는 괜한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세 이상.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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