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이날까지 7일 연속 하락하며 1010원대로 후퇴, 한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밀렸다. 이에 그간 고환율 수혜를 톡톡히 봤던 수출주는 환율효과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감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양상이다.
증권사들은 실전 포트폴리오를 급히 조정하는 등 단기적인 위험관리 전략을 주문하면서도,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바겐세일` 기간으로 보고 저점매수에 나설 기회로 삼으라고 말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이 꼽은 낙관의 이유를 크게 3가지로 정리해봤다.
◇ "환율, 더 밀릴 가능성 낮다"
우선 환율 하락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거론됐다. 아직은 낙폭이 크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달러/원 환율 1000원을 상회하는 현재 수준에서도 `환율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선엽 연구원은 "정부의 의지도 성장을 포기하는 정책이라기 보다는 물가상승에 따른 정책적 후퇴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지라도 환율효과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될 것"이라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정부의 의지와는 별도로 결제 수요가 증가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달러 약세가 이미 진정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에 원화가 더 가파른 강세를 보이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왔다.
◇ "실적 모멘텀은 여전히 `쾌청`"
설사 환율 효과가 빛을 잃더라도 업황이나 실적 모멘텀은 여전히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주가 환율 상승 덕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이들 업종의 주가 상승을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며 "수요 증가나 업황 개선 가능성과 같은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와 IT업종에 대한 애널리스트 실적 전망은 12개월
이선엽 연구원은 "IT관련주의 실적은 신흥국가의 소비에 따른 신규수요가 중요한 변수라는 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전반적인 IT에 대한 저가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IT업황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D램 가격이 의미 있는 회복세에 접어든 것도 환율 하락을 압도할 만한 호재라는 지적이다.
◇ "수급 전망도 양호..투신, 다시 주도주 배팅 기대"
5월 중순 이후 IT와 자동차주의 상승세가 둔화된 가장 큰 이유는 3, 4월에 수출주를 중심으로 종목을 쓸어담았던 투신권이 5월 들어 대량 순매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장중 1900포인트를 넘어서며 전고점을 찍었던 5월19일 이후 투신의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005930), LG디스플레이(034220), LG전자(066570), 우리금융(053000), 현대차(005380), 삼성전기(009150) 순이다.
이도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투신권이 IT, 자동차주를 매도한 것은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교체를 노린 장기적 포석이 아니라 급반등한 종목의 차익실현을 통한 현금확보 차원"이라고 판단했다.
이도한 연구원은 "하지만 3월 이후 사상 최고치에 머물러 있던 주식형 펀드 자산내 주식비중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어 향후 투신의 움직임이 이전에 비해서는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5월 중순 이후 급격히 둔화됐던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투신권이 돌아온다면 그동안 대량 매도에 나섰던 업종이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은 꾸준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해 온 점을 고려한다면 IT, 자동차주 등 수출주는 든든한 우군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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