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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의 시기` 언제 오나

이승우 기자I 2006.02.02 10:47:56

수입 늘고 수출 줄고.."단기 하락 압력 여전하지만 반등 여건 마련했다"
전문가들 "외국인들 주식 팔기 시작하면 반등 빨리 올 것"

[이데일리 이승우기자] 환율 하락세가 연장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바닥을 찍고 크게 반등할 것이라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수급에 짓눌리고 있는 상황이 극복된다는 것.

우선 수출증가율이 뚝 떨어진 반면 수입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순수출로 인한 달러유입의 절대량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 원화강세의 모멘텀으로 작용했던 외국인의 주식순매수는 2일 열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일단락되는 양상이다.

3월이 다가올수록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도 환율 하락압력을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고, 다른 외국계 자본들도 보유하던 국내기업을 팔기 위한 물밑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그에 따른 달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하면 환율 반등 속도는 가속화할수 있다는 것.

◇ 단기 매물 부담은 여전.."중장기 반등 바탕 마련했다"

단기적인 달러 매물 부담을 완전히 떨쳐버리기 힘들어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 압력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순매수 규모를 축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행태를 보이고 있고 롯데쇼핑 해외상장 관련 달러 유입도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급하게 나왔던 달러도 조금씩 모습을 감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의 급락장에서의 수급상황이 변화될 시점에 왔다는 것.

국내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입증가, 반대로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 감소가 가장 큰 수급상의 변화다.

전날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1월중 수출은 4.3% 증가해 7개월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액수는 234억2000만달러. 반면 수입은 17.6% 늘어난 228억3000만달러로 결국 무역흑자는 5억9000만달러로 급감했다. 기업들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가 줄어들어 외환시장에 내놓을 달러가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수급상의 또 다른 변화는 외국인들의 주식시장에서의 변모 조짐이다. 국내 주식 보유에 따른 배당금을 3월경부터 받게 돼 있어 이를 역송금하기 위한 달러 수요가 적어도 2월 중순부터 이뤄질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1월초 급락했던 주가가 상당부분 만회된 것도 외국인들이 더이상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제시되고 있다.

오정석 KB선물 팀장은 "국내 증시의 고공행진으로 상당수 주식들의 가격메리트가 사라져 이전과 같은 폭발적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2월 후반부에 접어들게 되면 본격적인 배당금 지급시기와 맞물려 외국인들의 매매행태에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수급상의 변화로 자율적으로 환율 조정이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환율 급락이 `쏠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정부 당국 역시 이같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환율이라는게 내리고 오르면 그에 따라 각 주체들이 손실과 이익을 보는 쪽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 환율 급락으로 수출이 조정받고 수입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과도하게 쏠려있는 시장 심리 역시도 결국 자율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1일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정책금리를 25bp 올리고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달러 가치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달러/원 환율의 반등을 지탱해주고 있다. 또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가시화한다면 환율 반등 속도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그 규모만 해도 족히 50억달러는 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950원은 봐야"..주식시장이 `열쇠` 

시장심리는 아직 아래쪽이다. 특히 실제로 외환운용을 담당하는 쪽은 여전히 하락쪽에 손을 들고 있다. 950원은 일단 봐야한다는 것.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여전히 딜러들 사이에서는 환율 하락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일단 950원을 보자는 공감대라고 보면된다"고 전했다.

단기적으로는 환율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할 대목이다. 그러나 950원 정도를 터치하고 난 이후에 대해서는 다들 조심스러운 눈치다. 중장기적인 환율 반등 바탕을 어느 정도 구축했고 그 방아쇠는 외국인들이 당겨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서부터 환율이 반등할 수 있다는 것.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부분의 둔화가 지속될지는 일단 지켜봐야겠지만 환율의 반등 여건이 조성됐다"며 "특히 주식시장에서 지수가 더 이상 가기 어렵다고 생각될 경우 외국인들도 단기 차익실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류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외환시장에서도 첫번째 열쇠는 역시 주식시장"이라며 "환율 950원을 일단 봐야겠지만 반등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경부 한 관계자도 "환율이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다. 외국인들의 주식시장에서 언제 순매수를 줄이느냐가 관건"이라며 "외국인들이 배당금 시즌에 앞서 환율이 오를 것에 대비해 2월 중순부터 달러 사자에 나설 공산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오정석 팀장도 "주변 여건의 변화를 바탕으로 바닥 다지기를 거쳐 2월부터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팀장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과도하게 쌓여있던 과매도(숏)에 대한 발빠른 정리도 생각해볼 수 있어 상승폭이 일시에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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