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윤경기자]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 그리고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이 이날 반도체주의 랠리를 이끈 1등공신이었다.
로벗슨 스티븐슨 증권은 이날 인텔의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marketperform)"에서 "매수(buy)"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로벗슨 스티븐스의 애널리스트 에릭 로스도이치는 하반기 P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반도체 평균 판매가격이 안정세를 이루고 있는데다 인텔이 웨이퍼의 사이즈를 늘려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칩 사이즈를 줄여 웨이퍼당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며 투자등급 상향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따라 인텔의 주가는 정규거래에서 전일대비 5.72% 올랐다. 이에 고무받은 관련주들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는데 알테라가 7.88%, 브로드컴이 3.54%, 어플라이드 마이크로 서킷이 12.33% 급등했다.
정규장 마감후에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의 실적개선 및 주문량 증가소식이 전해졌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은 회계 2분기 5200만달러,주당 3센트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표, 월가 예상치인 주당 2센트 순익을 상회했다.
또 이 기간동안 주문량이 16억9000만달러를 기록, 전분기의 11억2000만달러에 비해 51% 급증했다고 밝혔다. 월가 전문가들은 2분기 주문이 10~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C. 모건은 "반도체 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고객사들의 자본투자가 늘어나면서 강한 수요회복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 주가는 장중 4.14% 오른뒤 시간외거래에서 4.84% 추가 상승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일대비 6.27% 상승했다.
반도체 장비시장의 회복은 지난 3월 반도체장비협회(SEMI)가 발표한 반도체 장비 BB율(주문-출하비율) 발표때 이미 예견되긴 했었다. 3월 반도체 BB율은 1.0을 상회, 주문량이 출하량을 앞섰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의 실적발표는 바로 이를 증명해 주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 그리고 반도체주의 랠리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
UBS워버그증권의 애널리스트 바이런 워커는 최근 리서치 보고서에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의 주문량 증가가 다만 "강하고 짧은 상승세"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강한 회복세는 2004년이나 2005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의 새로운 주문 증가는 시장에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지만 강하고 지속적인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취소될 수도 있다.
과연 인터넷과 이동전화 사업의 급속한 팽창으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던 2~3년전에 필적할 만큼 강한 수요가 발생, 반도체 시장을 견인해 줄 것인지는 의문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CNN머니의 칼럼니스트 데이비스 푸트렐은 이런 불확실한 상황을 감안할 때 반도체주의 현 주가는 과대평가돼 있다고 주장한다.
인텔의 주가는 올해 실적전망치의 40배에 달하며 내년 실적전망치에 비해서는 30배에서 움직이고 있다. 브로드컴은 더욱 투기적인 수준의 주가를 보이고 있느데 내년 전망치의 약 80배에 달하는 주가를 나타내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의 경우 올해 매출이 좋을 경우 실적이 주가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내년 10월 마감되는 회계연도 실적전망의 40배에 달하는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푸트렐은 따라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의 실적이 호전된다 하더라도 현재의 주가 수준은 이미 향후 호재까지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최근 1개월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