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트럼프 랠리’…뉴욕 3대지수 사상 최고치[월스트리트in]

김상윤 기자I 2024.11.07 07:34:17

트럼프 압승에 상·하원 ‘싹쓸이’ 가능성
기업 규제완화·감세 법안 통과 기대..불확실성↓
테슬라 14.8%↑·은행주도 8~13% 이상↑
비트코인 7.6만달러…10년물금리 15bp↑
달러강세…원·달러 환율 1400선 넘어서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만에 백악관 귀환에 성공하자 뉴욕증시 3대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기업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 인하 등 감세를 추진하면서 기업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자칫 트럼프가 패배할 경우 대선 불복 등으로 증시에 불확실성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트럼프의 압승으로 말끔히 사라졌다.

트레이더인 월터 런던이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려진 셔츠를 뽐내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당선에 ‘레드웨이브’도 예상...증시엔 호재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57% 오른 4만3729.93에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2.53% 상승한 5929.04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95% 뛴 1만8983.47을 기록했다. 3대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무려 5% 급등했다.

초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에서 사실상 거의 다 승리하며 압승을 거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벨트’(sun belt) 지역인 조지아(16명)와 노스캐롤라이나(16명)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가져갔고, 최대격전지인 필라델피아까지 표까지 얻으며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을 사실상 확보해 백악관 재입성 카드를 얻었다. 현재 기준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인단 277석, 카멀라 해리스 전 대통령은 224석을 확보했다.

여기에 공화당은 4년 만에 상원을 탈환했고, 하원마저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원의 경우 공화당은 200석을 확보했는데 과반인 218석까지는 18석만 남은 상태다.

월가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상·하원을 동시 장악하는 ‘레드웨이브’가 나타날 경우 주식시장은 2016년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변동성 이후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규제완화와 감세를 내세우고 있다. 둘 다 기업에는 긍정적 요소이고, 이는 기업 실적 확대 기대감에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동시 석권하면 법안 통과도 가능하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미주 주식 책임자인 마크 핀토는 “트럼프는 낮은 법인세율, 규제 완화, 국내 성장에 유리한 산업 정책을 지지하고 있어, 이는 모두 미국 경제에 더 많은 부양책을 제공하고 위험 자산에 혜택을 줄 수 있다”며 “트럼프 랠릴로 알려진 2016년 대선기간 대전 전날부터 연말까지 S&P500지수는 거의 5% 상승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에 올인한 머스크에 테슬라 14.8%↑...은행주도 급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던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14.75% 급등했다. 은행 규제 완화 기대감에 JP모건 체이스(11.54%), 뱅크 오브 아메리카(8.43%), 웰스파고(13.11%) 등 월가 대형은행 주가도 급등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설립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주가는 장초반 44.32달러까지 급등했지만 상승폭을 줄이며 5.94% 오른 35.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 기술주 모두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4.07%, 인텔은 7.42%, 브로드컴 3.25% 등 반도체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반도체를 뺏고 있다고 공격한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TSMC ADR은 1.3% 하락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수해주였던 재생 에너지·태양광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플러그 파워는 21.8% 퍼스트 솔라는 10.13%, 인페이즈 에너지는 16.82% 급락했다.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인 7만600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국채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모든 국가에 10~20% 관세를 물리고, 중국에는 현행 25~30% 관세에 더해 60%포인트를 추가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중국의 관세는 100%에 달할 수 있다. 관세 상향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또 트럼프는 대규모 감세를 내세우고 있는데 가뜩이나 커진 재정적자 부담을 늘릴 수밖에 없다. 연방예산위원회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시 10년간 7조7500억달러 규모의 재정적자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감세에 인플레 부담까지..국채금리는 급등

실제 국채금리는 가파르게 튀고 있다. 장기물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4.9bp(1bp=0.01%포인트)나 급등한 4.437%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7.3bp 오른 4.276%에서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가 주요 파트너국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역시 가파르게 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1.62% 오른 105.10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98% 오른 154.63엔까지 치솟았고, 달러·유로 환율도 2.08% 오른 0.93유로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상 공격을 가장 강하게 받을 멕시코 페소화도 2% 이상 급등하며 20.8 페소까지 급등하다현재는 20페소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400선을 훌쩍 넘고 1401.0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30달러 하락한 71.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61달러(0.81%) 하락한 배럴당 74.92달러에 마감했다.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되다 보니 달러 가치 상승에 따라 원유수요가 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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