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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를 키우는 워킹맘(직장 다니는 엄마)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월요일에 행정 전산망 복구가 가능할지 ‘반신반의’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아이들 둘이 연달아 독감에 걸리는 바람에 내야 할 서류를 못 내다가, 연차를 내고 (지난주 금요일) 주민센터를 방문했다”며 “(해당 주민센터에서) 기기로 발급이 안 된다고 해서 다른 센터로 갔지만, 또 안 된다고 했다. 복구되면 연락을 준다는 말에 연락처만 남기고 돌아왔다”고 했다. 이어 “연락이 와서 주민센터를 방문해 30분 동안 기다렸지만 소용 없었다”라며 “제가 제출해야 할 곳에 연락하니 처음에는 당황하다가 전국 전산망 오류라는 말에 가능한 서류만 내고 나머지는 월요일까지 내라고 했지만, 과연 이날까지 가능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부동산 매입 계약 잔금일까지 내야 하는 서류를 제때 발급받지 못 할까 봐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다음 주 화요일이 잔금일이어서 주민등록등본 초본을 떼서 제출해야 하는데 동사무소와 인터넷 정부 24 등이 전부 마비였다”면서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해) 집을 날리는 것은 아닌지 어찌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은 전입이 증명돼야 대출이 실행되는 제도인데, 당일 서류를 발급받지 못해 대출이 나오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인터넷 게시글에 “오늘 버팀목 대출이 실행돼서 전세 입주 신고를 완료해야 하는데, 정부24 오류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며 “주민센터에 전화하니 센터에서도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는데 은행에서는 오후 5시까지 못하면 전화를 달라고 하는데 어떡하느냐”란 글이 올라왔다.
직장에서 연차유급휴가를 제출한 뒤 주민센터 등을 찾았던 이들은 헛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 누리꾼은 “연차를 써서 필요한 은행 서류를 준비해 놓으려고 했다”면서도 “금요일 주민센터를 방문하니 먹통이었고, 온라인으로도 안 돼서 아까운 연차만 날리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고등학생인 딸이 주민등록증을 만들러 갔다가 주민센터에서 (행정 전산망 오류로)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정부가 비상조치를 선포하는 등 강력하게 상황을 통제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전입신고 같이 일생에 몇 번 있지도 않을 일을 당일에 해야 하는 등 중요한 일인데, 전산 처리를 못한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것은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비상조치라도 해야 하는데, 그냥 돌려보낸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하게 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는 앞서 지난 17일 장애 발생 하루 만에 복구됐다. 한 누리꾼은 “일요일 늦은 시간에나 (복구가) 가능하지 않을까 했는데 토요일에 가능해져서 다행이다”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서민들이 힘든만큼 정부가 신경 좀 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