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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5일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200원대로 상승할 전망이다. 한·일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중 양국까지 으르렁거리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가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위험 통화인 원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역외시장에서는 이 같은 불안 심리가 이미 반영됐다. 전거래일인 지난 2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3.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8.00원)와 비교해 6.75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것이다.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이 반영된 것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것이 최근 우려의 진원이다. 중국 측도 “단호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나섰다. 중국 영자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관세로 협박하면 단 1kg의 콩도 사지 않을 것이다”고 적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중국 위안화 가치도 급락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1달러당 6.98위안까지 상승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달러당 7위안에 훌쩍 다가섰다.
글로벌 외환시장 상황까지 이처럼 악화되면서 원화 가치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재료는 없다시피 한 상태다. 2년 반 전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맞춰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211원까지 상승한 경험이 있는데, 시장은 당시 경험을 되살려 1210원선까지는 상승 베팅을 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고려해야 할 것은 외환 당국의 대응이다. 원·달러 환율이 과도하게 급등한다는 판단이 선다면 당국이 미세조정을 위한 실개입에 들어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