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전국에 폭염이 몰려왔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한낮 기온은 35도를 웃돌고 있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며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4일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에 따르면 경기 하남 춘궁동 기온이 38.2도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경북 경산 37.9도, 경기 가평 37.4도, 경북 군위 37.3도, 경기 광주 37.2도 등 37도를 웃돌았다. 기상청은 오는 6일까지 기온이 평년(28~25도)보다 높은 29~37도를 기록하는 등 당분간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면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열발진 등과 같은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일까지 온열질환자는 857명으로 집계됐다. 목숨을 잃은 사람만 벌써 2명째다. 특히 폭염 특보가 발령된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에 전주(176명)보다 2배 많은 363명의 온열질환자가 응급실을 찾았다.
온열질환자 2명 중 1명 이상이 열탈진(일사병)일 정도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열로 인해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해 발생한다. 근육경련과 오심, 구토, 현기증이 주로 나타난다. 보통은 체온이 40도가 되지 않으므로 급속냉각요법은 필요 없지만 서늘한 곳에서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노인이나 알콜중독자, 정신질환자, 심장질환, 치매 환자 등에서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한다. 열피로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다. 대신 오심, 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보통 심부체온이 40도가 넘으므로, 찬 물이나 얼음물 등으로 급속냉각을 시키면서 병원으로 빠르게 옮겨야 한다.
갑자기 오른 온도에 적응하지 못하면 가벼운 실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확장하기 대문이다. 단순 열실신은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쉬게 회복한다. 통증과 함께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는 일광화상을 조심해야 한다. 심하면 물집이 나거나 얼굴과 팔, 다리가 붓고 열이 오를 수 있다. 증상 발생 시 찬물 찜질이 효과적이지만,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
열대야도 문제다. 낮 동안 오른 기온이 밤사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며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면 쉽게 잠을 이룰 수 없다. 실내온도가 28도를 넘으면 체온과 수면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잠이 들어도 자주 깨는 등 깊은 잠을 잘 수 없어 낮시간 활동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숙면을 위해서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몸의 온도가 떨어져 숙면에 도움이 된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모든 열손상은 치료보다 예방이 최선”이라며 “무더운 여름날에는 두 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힘든 운동을 하거나 바깥일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 심장병 환자, 비만한 사람, 이뇨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등 만성적 약물 복용자, 치매 환자,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더 위험하다”며 “폭염인 날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