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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주의’로 재미 본 한국당, ‘네이밍’ 전쟁 준비

김미영 기자I 2018.08.12 17:32:49

김병준이 띄운 ‘국가주의’에 내부호평 “프레임전쟁서 지다가 만회”
정부여당에 ‘국가주의’ ‘대중영합주의’ ‘국방 방치’ 공세 고삐
洪 ‘위장평화쇼’ 말고, 朴 ‘경제민주화’처럼…효과적 ‘네이밍’ 찾기 골몰

12일 오전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출마자 초청 경청회에 참석한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사진=한국당 제공)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문재인정부를 향한 ‘국가주의’, ‘대중영합주의’ 공세를 이어가는 데 효과적인 ‘네이밍’(이름)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한 ‘국가주의’ 논쟁이 이슈화에 성공했다고 판단, 대여공세 고삐를 강하게 당기고 있다.

12일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당은 비대위 산하에 구성한 정책대안소위 등에서 국가주의, 대중영합주의와 같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틀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대안 정책, 입법안을 추려 정기국회에 임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김병준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중점을 두는 건 유리한 프레임을 짜기 위한 네이밍이다.

각 상임위 간사들 위주인 정책대안소위의 지난 7일 첫 회의에서 복수의 의원들은 “경제와 민생, 외교‘안보 분야를 파고들어야 하고 국민들에게 쉽고 시원하게 전할 수 있는 네이밍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한 의원은 “탄핵 이후 우리 당이 프레임전쟁에서 줄곧 지다가 국가주의로 만회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김병준 위원장이 제기한 ‘국가주의’ 논쟁엔 호평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용어가 어렵고 다소 추상적인 만큼 국민이 체감하기 쉬운 용어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에 국가주의, 대중영합주의 공세를 이어가되 보다 쉽고 국민 뇌리에 남을 수 있는 네이밍으로 접근하자는 데에 공감대를 모았다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국당에서 찾으려는 모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시절 내건 ‘경제민주화’ 같은 사례다. 경제주체간 불공정성 문제 등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지만 박 전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란 용어로 이슈를 선점해 선거 승리에도 톡톡한 효과를 봤다는 분석에서다.

반면 홍준표 대표 때 남북관계 해빙모드 속에서 내세웠던 ‘위장평화쇼’ 용어는 지양될 사례로 꼽힌다. 민심의 바람과는 동떨어진 시각에서 과격한 용어를 써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 의원은 “홍준표 대표 시절엔 워딩, 프레임에서 망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곧 열릴 8월 임시국회부터 정기국회까지 ‘시장엔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포퓰리즘 정책을 펴고, 국방은 방치한다’는 기조로 정부여당을 공략키로 하고 적절한 네이밍 찾기에 사활을 걸기로 했다.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여태껏 보면 민주당이나 정의당이 귀에 쏙쏙 들어오게 이름도 잘 짓고, 눈에 확 들어오게 프래카드도 잘 만든다”며 “우리 당에도 좋은 정책이 많은데 전달이 아쉬운 측면이 있어 보완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번주부터 비대위 산하 소위들이 본격 가동되는 만큼 각 소위들에서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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