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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결국 사의 표명..짐바브웨 37년 독재 끝

김형욱 기자I 2017.11.22 09:04:21

후임 대통령에 쫓겨난 전 부통령 망가그와

21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37년을 독재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사임 소식이 알려진 직후 직후 기뻐하고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37년 독재를 이어 온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이 결국 물러난다.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상·하원이 소집된 가운데 무가베의 사의 표명 서한이 낭독됐다. 무가베 대통령이 군부의 압력, 탄핵 압박에 굴복했다는 평가다. 양원 의원은 우레 같은 박수로 이 소식을 반겼다. 탄핵 추진 절차도 중단됐다.

1980년 짐바브웨 독립 이후 줄곧 집권 여당이던 아프리카 민족연맹-애국 전선(ZANU-PF)은 무가베 후임으로 전 부통령인 에머슨 음난가그와(Emmerson Mnangagwa)가 선임됐다. 무가베는 앞서 망가그와 부통령을 해고했고 이게 무가베의 몰락 속도를 부추겼다.

국민도 길거리에서 환호하고 국기를 흔들며 오랜 독재에서 벗어난 걸 자축하고 있다. 짐바브웨는 이로써 일주일을 끌어 온 정치적 혼란에서 벗어나게 됐다. 짐바브웨 군부는 무가베 대통령이 41세 어린 아내 그레이스(52)에게 권력을 넘기려 하자 이에 반발해 무가베를 연금하는 등 이례적으로 정치 개입에 나섰다.

외신은 짐바브웨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했으나 결과적으로 대중의 반란 성격을 띠게 된 모양새다. 한 젊은이는 CNN 인터뷰에 “우리는 오랜 기간 위기였고 오늘은 이를 벗어난 새로운 짐바브웨의 첫날”이라며 기뻐했다.

짐바브웨 상·하원 의원들이 21일(현지시간) 수도 하라레에서 열린 의회에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사임 서한이 낭독된 직후 기뻐하고 있다. AFP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과 그의 아내 그레이스 무가베의 올 초 모습. 92세 고령의 무가베는 41살 어린 아내에게 정권을 넘기려다 이달 중순 대중의 지지를 업은 군부에 의해 사실상 축출됐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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