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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축산업, 국민에게 사랑받으려면

피용익 기자I 2016.05.27 10:00:00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작년 이맘때쯤 전북의 한 돼지농장에서 열린 ‘아름다운 농장 가꾸기 캠페인’ 행사에 참석했다. 이 농장의 축사는 흔히 떠올리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농장 주변에는 나무를 심어 경관이 아름다웠고, 농장 내부는 마치 정원 같았다. 대규모 가축분뇨 정화방류시설이 있어 악취도 없는 깨끗한 모습이었다. 축산농장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마치 소풍을 온 기분이 들 정도였다.

우리 축산업은 양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보여왔다. 축산업은 전체 농림업 생산액의 약 40%를 차지하고, 축산 선진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의 파고 속에도 매년 4%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고도성장의 이면에 있는 가축분뇨로 인한 악취와 가축질병의 발생 문제는 아직 우리 축산업이 가야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 축산악취는 축산업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중대한 문제이다. 실제로 가축분뇨를 적정하게 처리하지 못해 발생하는 악취민원은 연평균 15%씩 급증하고 있다. 이는 가축사육거리 제한 등 규제 강화로 이어져 축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설투자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우리 축산업은 양적인 성장과 함께 ‘체질개선’이라는 우리 사회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협축산경제리서치센터 등의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에서부터 일반국민들에 이르기까지 국민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축산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올 한해를 축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전환점으로 삼고, 축산업의 체질을 개선하여 국민에게 사랑받는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 첫걸음으로 지난 2월 ‘축산업 선진화를 위한 정책구상’을 발표하고, ‘축산업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축산악취 해소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악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는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지역별로 최적화된 가축분뇨처리모델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축산악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규모화된 시설을 중심으로 가축분뇨처리체계를 구축하여 그간 개별시설 지원의 한계를 보완할 예정이다. 또한 축산악취의 원인을 가축분뇨의 장기간 저장으로 보고 분뇨를 발생 수일 내로 농가에서 신속하게 배출하는 수거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축산단지의 악취 발생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추진하는 ‘광역 축산악취 개선사업’은 악취저감시설과 컨설팅, 경관개선 등을 패키지형으로 지원해 가시적인 악취저감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 축산악취 문제를 해소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축산농가의 악취를 해소하기 위한 시설개선 등의 자구 노력이 중요하다. 당장은 힘들더라고 한걸음씩 나아간다면 우공이 태산을 옮기듯 언젠가는 축산업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농업·농촌 발전을 견인하는 미래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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