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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제대로 된 IFRS, 우리나라에 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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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년 기자I 2014.05.28 10:00:00

"IFRS 정착 위해선 교육이 중요..CEO·언론인 교육도 절실"
"비영리법인, 온실가스 배출권 관련 회계기준도 마련할 것"
"세월호 사태로 부실 회계시스템 드러나..안타까워""
장지인 한국회계기준원 원장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우리나라의 IFRS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3∼5년 동안에는 IFRS를 실무적으로 적용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점을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맞게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 3월1일 취임한 장지인 회계기준원 원장. 그의 목표는 무엇보다 지난 2011년부터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을 제대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그는 2009년부터 2년 동안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 IFRS 도입 자문단장을 역임했다.

△사진=한대욱 기자
장 원장은 IFRS 도입으로 우리나라의 회계 투명성도 높아졌다고 강조한다. 한국회계학회에서 연구한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영향 및 경제적효과’ 보고서가 이를 증명한다는 것. 그는 앞으로 IFRS가 완벽히 정착하게 되면 회계 투명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 것은 교육이다. 장 원장은 “IFRS는 규정 중심이 아니라 원칙 중심의 회계 기준이기 때문에 기업이 처한 특정 상황에서 어떤 회계 기준이 적절한 지 회계 담당자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IFRS를 도입한 지 3년이 됐지만, 회계 교육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언론이 회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비해 일선 기업 CEO들이 회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수준이 낮으며 언론 역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회계 이슈를 다루다 보니 독자들의 이해도도 덩달아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취임 석 달..“구성원간 협동·고객 중심 가치 필요함 느껴”

취임한 지 석달을 맞았지만, 찰라에 불과한 듯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직 운영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를 설득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 작업을 마무리했고 조직 분위기 전환을 위해 외부강사 초청 간담회인 일명 ‘오아시스(OASIS·Open Academy for Smart Inovative and Successful KAI)’도 열었다.

오아시스는 전문가 집단인 회계기준원 구성원들에게 협동과 고객 중심주의적 가치를 불어넣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오찬 간담회’다.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간단히 점심을 먹으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 한국은행 관계자, 교수 등 회계정보의 ‘고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다. 전문가 집단이 빠지기 쉬운 독선과 아집의 틀에서 벗어나 제3자의 시각에서 조직을 되돌아보자는 취지인 것이다.

장 원장 개인적으로도 언론 인터뷰를 활발히 갖는 등 대외 홍보에 부쩍 힘을 쓰고 있다. 회계기준원은 말 그대로 기업 재무제표 작성에 적용되는 회계 기준을 만드는 곳으로 회계 분야에선 헌법기관과 같은 지위를 가졌지만, 일반인들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모를 정도로 홍보가 안 돼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회계전문가가 아니면 암호문처럼 인식되는 회계 언어의 난해함도 풀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회계는 곧 소통의 언어라는 것. 40여년의 회계 인생이 그에게 내려 준 결론이다.

“비영리법인 회계기준, 일반 기준 마련한 뒤 세부기준 마련..지난한 작업 예상”

IFRS 정착 작업과 함께 회계기준원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이 하나 더 있다. 사립학교, 병원, 시민단체 등 비영리 법인이 적용할 수 있는 회계기준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제까지 이들은 별다른 기준이 없어 주먹구구식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해 왔고 불투명한 회계로 국민 신뢰를 깎아먹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애플코리아, 샤넬, 루이비통 등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겨가는 유한회사들과 대형 대학병원, 사립학교 등은 국가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더욱 투명한 회계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영리 법인에 적용되는 일반 기준을 먼저 마련한 뒤 단체별 세부 기준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방대한 작업이다. 회계기준원은 일반 기준 제정을 맡고 나머지 세부 기준을 관할 정부당국이 맡는 식으로 추진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주식회사에만 적용되는 외감법을 유한회사와 비영리법인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법안 개정 작업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장 원장은 “비영리법인 회계기준이 왜 필요한지부터 설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비영리 단체별 소관 부처도 다양하기 때문에 더욱 힘든 작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선진 회계 시스템 구축 필요..주관적인 국제기구 회계투명성 지수 평가 방식 억울”

장 원장은 올해 연말까지는 온실가스 배출권과 관련된 회계기준도 마련한다는 원대한 계획도 세웠다.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제, 거래제도 등이 시행되면 이를 다루는 회계기준이 필요할 것이란 인식에서다.

현재 일부 유럽 국가를 제외하면 회계기준이 마련된 나라는 전무하다. 국제회계기준에도 없는 회계기준이란 것. 만약 우리나라가 이에 대한 회계기준을 마련해 공표하면 전 세계적 차원에서도 상당히 선진적인 회계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과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우리나라 회계 투명성 지수는 점점 하락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고 토로한다.

물론 우리나라 회계업계가 지나친 감사 수수료 경쟁 환경에 노출돼 있고 기업들이 스스로 재무제표를 작성할 능력이 없어 감사인에게 의존하고 있는 등 문제점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주관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회계 투명성 지수를 평가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IMD 평가에선 60개국 중 58위, WEF 조사에선 148개국 중 91위에 그치는 등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장 원장은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는 IMD와 WEF의 회계 투명성 평가 기준이 문제가 있다고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며 “여론조사는 이미지에 많이 좌지우지되는 탓에 정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세월호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부실한 회계 시스템이 방치되어 온 것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다보면 회계 투명성 지수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소득불균형 근저엔 회계정보의 불균형 문제 있어”

△사진=한대욱 기자
그는 미국 클링턴 행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난 로버트 라이시의 ‘부유한 노예’를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하나로 꼽았다. 소득 불균형의 문제를 깊이있게 다룬 데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회계도 기업에 대한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언어다. 또 소득 불균형의 기저에는 국민 사이에서의 정보의 불균형이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관점에서 회계기준을 만들어나가는 것, 그가 밝힌 회계기준장으로서의 소명이다.

장지인 한국회계기준원 원장은

장 원장은 20대 청춘부터 환갑을 넘기기까지 회계 분야에서 헌신했다. 병력특례로 국방과학연구소 경제분석실에서 5년간 국방부가 조달하는 무기의 원가를 분석하는 것으로 회계 인생이 시작됐다. 중앙대 경영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 주립대학에서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4년에는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자문위원을 지냈고 기획예산처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단,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쳐 2009년에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IFRS도입 자문단장으로 IFRS 도입 작업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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