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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의 펀드수첩]`다시 뜨는 작은 거인`

장영은 기자I 2011.01.04 13:00:00

유리 `스몰뷰티펀드`..작년 부진 털고 재기 노려
교보악사 `위대한중소형밸류주`, 하나UBS `코리아중소형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2010년 증시, 너무 좋았습니다. 연말로 가면서 점점 더 좋아졌죠. 하루가 멀다하고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을 정도니까요.

`어라? 계속 오르네?` 하는 사이에 어느덧 악몽의 리먼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더니 급기야 3년만에 2000선을 넘어섰습니다. 연초 1600선 후반이었던 지수는 연말 2050선까지 뛰었죠.  새해 첫 개장일에는 사상 최고치도 갈았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강세를 주도한 것은 대형주였습니다. 중소형주는 기도 펴지 못한 데다 순환매는 또 어찌나 빠른지요. 지수는 오르는데 내 잔고는 비어있고, 돈은 누가 버는지 개미들의 한숨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중소형주 시대가 온다네요? 이거 개미들 귀가 번뜩 뜨일 만한 전망이죠. 마침 신묘년 첫 날 코스닥지수가 코스피(0.9%)보다 높은 수익률(1.4%)을 내면서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기도 했지요.
 
펀드 시장에도 중소형주 재기를 노리는 펀드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리자산운용의 `스몰뷰티` 펀드가 있습니다. 중소형 펀드의 대표주자죠. 한때 정말 잘 나갔더랬습니다.

이 펀드가 처음 나온 건 2004년 8월입니다. 나오자마자 3분기 연속 30%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었죠. 설정 후 2년 반만에 200%대 수익률을 냈을 정도니까요.

화려했던 시절은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작년 시장이 그렇게 좋았지만, 이 펀드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어요. 작년 상반기에는 월간 수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할 때가 있었을 정도니까요. 대형주 장세에 기를 제대로 펴지 못한 거죠.

최근에는 살짝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월간 수익 기준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 가장 높은 성과를 내고 있어요.
 
어떤 종목을 주로 담는지 볼까요. 11월 기준 투자대상 상위 5개 종목을 보면 풍산홀딩스(005810)송원산업(004430), 한라공조(018880), 한성, S&T대우(064960) 등이 들어가네요. 
 
풍산홀딩스는 풍산메탈서비스와 풍산마이크로텍, 풍산 등을 관계사로 가진 지주 회사로 자산가치와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회사로 평가됩니다. 송원산업은 주력 상품인 산화방지제 시장에서 세계 2위 업체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구요, 한라공조는 매출처의 다변화와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한 성장성이 돋보인다고 하는군요.
 
S&T대우의 경우 자동차용 모터 수요의 증가와 GM 대우의 실적 회복, 고부가 방산제품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에는 시장에서 재조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하나도 버릴 게 없는, 그야말로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죠.

 



이밖에도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꽤 괜찮은 펀드들이 있습니다.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위대한중소형밸류주`펀드, 가치주와 성장주 및 배당주에 고루 투자하는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코리아중소형주`펀드, 시총 기준 코스피 상위 101위 이하 기업에만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소형포커스` 펀드 등이 그것입니다.
 
이 펀드들의 최근 6개월 동안 수익률은 모두 10%를 훌쩍 넘어섭니다. 요 한달간에는 2%후반에서 3%대의 수익률을 보이며 다소 부진했지만 같은 기간 중소형지수가 0.76% 오른 것에 비해서는 선전했죠. (위 표 참조)

알리안츠자산운용에서 굴리던 `베스트중소형주` 펀드는 아쉽게도 지난달 초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회사 측에 물어보니 "중소형주 펀드의 특성상 설정액 규모가 너무 클 필요가 없다"고 하네요. 말하자면 덩치가 너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판매를 중단했다는 거죠. 당분간 비슷한 상품을 또 낼 계획은 없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아! 가장 중요한 점을 빠뜨릴 뻔 했네요. `그래도 대형주 위주 장세인데`라는 생각에 중소형주 사기가 꺼려진다는 분들을 위한 조언입니다. 외국인이 국내 대표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흐름이 계속된다면 결국 대형주를 사야 먹을 수 있지 않겠나 싶은 거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이 기회다`라고 말합니다. 원래 주식이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건데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중소형주를 담을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많이 싸니까요.
 
언젠가는 돌고 도는게 돈입니다. 대형주로 자금이 몰리면서 가격 부담이 누적되면 덜 오르면서 탄탄한 내실을 지닌 중소형주로 흘러내릴 수밖에 없겠지요.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차장은 "대형주 펀드가 대형주 지수를 못 따라가기 쉬운데 반해 중소형주 펀드는 중소형주 지수에 비해 수익률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합니다. 중소형주는 몸이 작고 가볍기 때문에 조금만 탄력을 받으면 더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좋은 종목을 잡아놓고 길목을 지킬 시간과 정보력이 달린다면 펀드에 한번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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