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도진기자] 대우건설(047040)과 금호산업(002990)이 일산대교 지분을 연내에 매각키로 했다.
당초 내년 이후 매각에서 연내로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SOC(사회간접시설) 지분 매각 작업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금호산업은 민간투자사업 법인인 ㈜일산대교의 지분을 연내에 매각키로 하고 주간사로 신성회계법인을 선정했다. 대우건설과 금호산업은 ㈜일산대교 지분을 각각 24.5%(256만348주), 24%(250만8096주)를 보유하고 있다.
㈜일산대교는 두 건설사 외에 대림산업(26%), 현대건설(24.5%) 등 4개 건설사가 총 99%의 지분을 가진 민간투자사업 법인이다. 당초 이들 건설사들은 내년 이후 지분 매각을 추진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대우건설과 금호산업이 조기에 지분을 매각키로 했고,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모두 이에 동의하면서 지분 매각 시점이 연내로 앞당겨졌다.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일산대교 지분의 장부가액은 각각 128억원, 125억원이지만 실제 매각금액은 양사를 합쳐 약 500억원(1주당 1만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일산대교는 김포-일산을 연결하는 일산대교에 대해 30년간 관리운영권을 행사하는 기간시설 운영 법인이다. 통행료 수입과 더불어 정부가 최소 운영수입을 보장(MRG)하는 안정적인 사업 방식이어서 연·기금 및 금융권의 인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31일 계열사별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총 4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발표하며 SOC지분 매각을 통해 대우건설이 3102억원, 금호산업이 154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일산대교 지분 매각은 이 같은 계획의 첫 단추가 되는 셈이다.
서울고속도로 역시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건설사들의 지분 유동화 방침에 따라 매각 작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현재 은행, 증권사 및 회계법인 등을 중심으로 매각주간사 선정 작업이 진행중이다.
금호산업은 이미 보유하고 있던 ㈜서울고속도로 지분 14%(1288만주)를 1223억6000만원(주당 9500원)에 매각했으며, 대우건설도 보유하고 있는 서울고속도로 지분 10%(920만주) 가량에 대한 매각이 완료될 경우 대금으로 약 900억원(장부가액 460억원)을 받을 것이 예상된다.
대우건설의 경우 일산대교와 서울고속도로의 지분 매각이 마무리 되면 SOC지분 매각 목표 금액의 37%선인 1156억원을 채우게 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다양한 유동성 확보 계획 중 SOC지분 매각에 가장 적극적인 이유는 이들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 매각 진행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유 부동산의 경우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구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고, 주식시장이 불안정해 금호생명의 상장도 여의치 않다"라며 "반면 SOC지분의 경우 은행이나 연·기금 등 원매자가 많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SOC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자사주 매집 및 소각 등을 통한 주가 부양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우량자산`에 속하는 SOC지분 매각에 대해 대우건설 노동조합 측이 반대하고 있어 다소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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