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기자수첩]정부24, 개인정보도 신뢰도 잃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혜라 기자I 2026.10.30 05:00:06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첫 해킹 사고 터졌는데
30일간 공지 후 숨김 처리
보도 후 숨김공지마저 삭제
행안부, 국민에 알릴 의무 다했나

[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은행에 도둑이 들었다. 누군가 돈을 훔쳐간 것은 확실하지만, 누구의 돈이 얼마나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 은행은 도난 사실을 한구석에 공지했다가 한 달 뒤 슬그머니 내렸다. 법이 정한 최소한의 조치다. 이 은행을 믿어도 될까.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통합행정서비스 포털 ‘정부24’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다.

지난 8월 17일 정부24에서 사상 초유의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해커가 침입 흔적을 지운 탓에 유출된 메모리 파일에 누구의 어떤 정보가 담겨 있었는지, 지금도 아무도 모른다.

도난을 당하기는 했는데 어떤 물건을 훔쳐갔는지 모른다는 것도 당황스러운데, 이후 행안부 대응도 납득하기 어렵다. 불특정 다수 국민이 피해를 입어 이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고 사실 공개를 회피할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해 불안을 달래는 게 맞다.

그러나 행안부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끼워넣은 정보 유출 공지를 30일 만에 숨김 처리했을 뿐 아니라, 본지가 관련 내용을 보도하자 이마저도 삭제했다. 행안부는 기자에 연락해 재공지 등을 포함한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국민들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몰랐으면 하는 행안부의 적극적인 노력 덕에 해당 사건을 최초 보도한 본지 기사는 가짜뉴스 취급을 받고, 심지어 외신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정부 포털 해킹을 일반 기업의 보안 사고와 동일 선상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정부 시스템 침해는 정보 유출을 넘어 행정망에 대한 접근, 나아가 국가 중요 정보의 탈취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다.

국민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정부에 맡겼을 뿐, 처분할 권리까지 넘겨준 적은 없다. 정부가 개인정보를 못 지킬 수 있다. 지키는 사람 열이 도둑 하나를 못 당하는 법이다. 그러나 지키지 못 했다는 사실마저 국민이 몰라서는 안 될 일이다. 정부24 해킹 사고가 남긴 문제는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 모른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그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마저 주저한 정부를 계속 믿어도 되느냐다.

[기자수첩]정부24, 개인정보도 신뢰도 잃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