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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군이 집속탄 사용하면 우리도 쓸 것"

방성훈 기자I 2023.07.17 10:10:10

"우크라군이 집속탄 쓰면 러군도 동일한 권리 생겨"
"러군, 집속탄 많지만 탄약 부족해도 사용한적 없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집속탄을 러시아군에 사용하면 동일한 방식으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1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매체 로씨야-1과 인터뷰를 갖고 “러시아는 다양한 종류의 집속탄을 충분히 비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탄약이 부족해도 집속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며 “만약 그런 탄약이 러시아군에 사용된다면 러시아도 쓸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우리에게 불리하게 사용되면 우리도 똑같이 대응할 권리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집속탄을 사용할 경우 맞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수백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집속 무기다. 인구 밀집 지역에 사용되면 민간인이나 비전투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전 세계 120개 국가가 집속탄 사용 금지 조약에 서명했다. 또 불발탄이 많아 수년 뒤에 폭발할 가능성이 있어 지뢰처럼 장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CNN은 부연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지원을 결정하고 13일 탄약을 인도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탄약 부족을 고려한 조치로 155㎜ 곡사포용 포탄을 충분히 생산할 때까지만 집속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도 집속탄 지원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고위 관계자는 CNN에 “미국으로부터 집속탄을 전달 받았지만 아직 전장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유엔은 지난 3월 러시아군이 인구 밀집 지역에서 최소 24차례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신뢰할 수 있는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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