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기' 서울 강서구에 몰려…10건 중 7곳이 화곡동

이윤화 기자I 2023.04.23 15:53:21

심상정 의원실, 최근 3년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분석
매매가-임대보증금 비율 80% 넘는 갭투기 ''12만건''
서울 강서구 5910건 전국 최다, 화곡동에 70% 집중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최근 집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과 전세사기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갭투기가 몰린 곳이 서울 강서구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화곡동에 강서구 갭투기의 70%가 집중돼 피해가 가장 컸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밀집 지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여(2020년~2022년 8월)간 주택자금 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이 기간 주택 매매 가격 대비 임대보증금 비중(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갭투기 거래는 모두 12만1553건이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구별로 나눠보면 서울 강서구가 같은 기간 591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충북 청주 5390건, 경기 부천 4644건, 경기 고양 3959건, 경기 평택 3857건 등 순이다.

서울 강서구 갭투기 중 74%인 4373건이 화곡동에 집중됐다. 화곡동은 부동산 컨설팅업체 일당이 바지 집주인을 세워 빌라 수백채를 매수한 후 보증금을 빼돌린 ‘강서구 빌라왕’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읍·면·동 기준으로 보면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1646건의 갭투기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갭투기 거래눈 연립 다세대 주택 등 주로 저가형 주택에서 있었다. 연립다세 주택은 임대 목적 거래가 많아 전세가율이 높게 형성된다. 최근처럼 집값 하락 국면엔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역전세 현상이 발생해 세입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이 기간 갭투기 거래의 평균 매수가는 2억50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71%인 8만7000여건의 거래가 3억원 미만 주택에서 이뤄졌다. 주택 유형으로 보면 서울 연립 다세대 주택은 2만8450건(23.4%), 경기·인천 연립 다세대 주택은 2만8439건(23.4%)이 거래돼 갭투기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 연립 다세대 주택에서 이뤄졌다.

전세금 피해 문제가 아파트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 전체 갭투기 거래의 29.6%(3만5886건)는 수도권 아파트에서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2만9986건이 경기·인천지역 아파트에 몰렸다. 아파트 가격도 하락 중인 만큼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전세 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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