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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검역강화, 매출엔 ‘미미’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인천공항에서 운영 중인 코로나19 PCR 검사센터 3곳 중 2곳에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공급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부터 이날까지 인천공항을 통한 입국자는 모두 2189명이다. 단기체류 외국인의 PCR 검사 건수는 모두 590건으로, 하루 평균 280명 가량이 검사를 받는 셈이다.
이번 PCR 의무화로 국내에서 씨젠이 기대할만한 매출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인 입국 검역 제도가 2월 말까지만 시행되는 만큼 기간도 짧고 당장은 검사 대상자도 많지 않아서다. 중국발 입국자 대상 PCR 검사가 하루 평균 300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이 중 3분의 2인 약 200건에 씨젠의 진단시약이 쓰인다. 100테스트가 가능한 키트 한 개당 납품 단가를 100만원으로 잡고 검사 진행 기간은 60일로 단순 계산 해보면 예상 매출액은 1억2000만원 수준이다. 춘절 연휴 여행객 증가로 PCR 검사가 일 평균 1000건으로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3억~4억원 수준에 그친다.
씨젠의 2022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508억원, 영업손실은 32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 진단 시약 매출은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코로나19 진단시약이 전년 대비 64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5%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한 증권사 제약 바이오 연구원은 “유의미한 매출 증대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애초에 검역 제도 운영 기간도 짧고 검사도 입국하는 사람들 중 3분의 1만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춘절·美 변이
다만 중국발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기간에는 중국인들 해외 여행이 활발해질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방역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강타한 새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변수다. ‘백신 뚫는 변이’로 알려진 XBB 1.5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에서 파생된 XBB의 하위 변이다.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나고 재생산지수(감염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 수)가 경쟁 변이보다 40% 정도 높다. 변이 감시를 하려면 PCR 검사가 필요하고 검출 수준도 신속항원검사(RAT)보다 높은 만큼 진단 시약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씨젠의 코로나19 진단 시약은 지난해 5월 오미크론 BA.5 변이의 국내 유입으로 2분기 593억원에서 642억원으로 8%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씨젠 관계자는 “아직은 전 세계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 회사 측에서 특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는 않다”며 “생산 설비는 코로나19 초기에 이미 최대한 확장해 놓은 만큼 전체적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수출이나 생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씨젠은 엔데믹 이후 장기 성장 동력 중 하나로 ‘PCR 생활검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과 이탈리아, 몽골 등에서 생활검사 도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씨젠은 진단시약을 모두 적용할 수 있는 ‘AIOS’를 전 세계에 설치하고, PCR 생활검사 캠페인을 확대해 PCR의 수요 기반을 넓히겠다는 목표다. 감염병 외에도 인구 고령화 및 현장진단(POC), 홈케어 수요 등 다양한 영역의 글로벌 진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