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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먹통이 된 카카오.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톡 소셜 로그인을 사용하는 업비트, 스타벅스, 런드리고, 컬리 등의 접속이 불안했다. 카카오T의 택시 호출앱은 작동하지 않았고, 대리, 택배, 내비게이션도 중단됐다. 카카오페이지의 웹툰·웹소설을 접속하기 어려웠고, 포털 다음의 뉴스서비스도 중단됐다.
카카오는 16일 사고 발생 11시간이 지난 새벽 2시 16분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기능 일부 정상화를 시작으로 복구에 전념하고 있지만, 사고가 난 판교 데이터센터를 메인 센터로 쓰고 있어 완전 복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약관상은 손해배상 어려워…홍은택 “충분한 보상 계획 수립할 것”
대부분이 무료 서비스인 카카오의 장시간 먹통사태. 이용자는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일단 카카오 이용약관에 따르면 장애가 난 순간에 카카오T로 택시를 호출하고 대금을 결제했는데 이후 피해 입은 경우 등이 아니라면 손해배상은 쉽지 않다.
카카오톡 이용약관 손해배상 기준(제15조)에 따르면 △손해배상 기준에 회사의 과실이 적시돼 있는데 이번에 백업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은 부분을 과실로 볼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고 △손해배상 면책 조항에는 천재지변 또는 이에 준하는 불가항력의 상태에서 발생한 손해라는 표현이 있기 때문이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약관상 손해배상 대상인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카카오의 서비스들은 대부분 무료라는 점도 (손해배상)대상이 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카카오는 이용약관을 넘어선 보상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16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를 방문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에게 “우선 서비스 원상 회복에 집중한 뒤 보상에 대해선 피해 범위 등을 조사해 보상안을 마련하려고 준비 중이다. 피해가 만회될 수 있도록 충분한 보상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약관을 넘어서는 서비스 중단 보상은 KT나 SK텔레콤에도 있었다. 유료여서 무료인 카카오와 다르나, KT는 2021년 11월 인터넷 먹통 때 5만원 요금제 쓰는 개인에게 1000원 가량 보상하는 등 총 350억~400억원 정도를 보상했다. SK텔레콤도 2014년 3월 서비스 장애와 관련, 전체 이동전화 고객에 대해 일괄적으로 월정요금(기본료 또는 월정액)의 1일분 요금을 감액 조치했다.
SK C&C도 서버 맡긴 카카오에 보상해야
한편 인터넷 서비스의 심장격인 데이터센터는 서버호텔이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3만 2,000여 대 서버를 맡겨 메인 센터로 운영 중이었다. 그런데 이번 판교 데이터센터 지하 3층 전기실 화재 사고로 IT 역사상 이례적인 3만 2,000여 대 서버가 한꺼번에 멈췄다. 카카오 입장에선 SK 측에 데이터센터 가동중단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은 서비스레벨어그리먼트(SLA)다. 99.9%로 계약했다면 1년 내 8시간 이내 중단에 대해선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식이다. SK C&C 관계자는 “화재가 난 부분에 책임을 통감한다. 고객사들과 SLA에 따라 보상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