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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찾은 서울 잠실 ‘포리스트 키친’에는 비건 코스 요리를 경험하러 온 고객들로 전체 좌석(34석)의 90%가 찼다. 식품회사 농심(004370)은 지난 25일 국내 파인 다이닝(고급 레스토랑) 최초로 비건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했다.
◇ 농심 국내 파인 다이닝 최초 비건 코스 요리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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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농심은 대체육을 개발하며 축적한 기술력에 김태형 총괄 셰프가 미국 뉴욕 미슐랭 1·2스타 레스토랑에서 쌓은 노하우를 접목해 메뉴를 개발했다. 코스 첫 요리이자 레스토랑의 이름을 담은 ‘작은 숲’은 제철 채소를 이용한 아뮤즈 부쉬와 콩 커스터드, 콩꼬치로 구성됐다.
처음 경험하는 비건식에 호기심이 가는 이유는 요리에 담긴 정성 때문이다. 이날 저녁 코스 요리를 경험한 대구에서 온 결혼 1년차 이동기·변선영 부부는 “비건이라고 해서 야채 위주의 가벼운 음식일 줄 알았는데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정성스럽게 대접받은 느낌을 받았다”며 “평소에 먹던 식재료를 새롭게 먹을 수 있는 기회였고 비건 음식에 대한 생각이 바뀐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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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리스트 키친 메뉴는 제철 채소와 농심 대체육을 활용한 단일 코스요리로 점심 7개, 저녁은 10개 요리가 제공된다. 가격은 런치 5만5000원, 디너 7만7000원(와인 페어링 시 9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비건식의 대중화 캐주얼 다이닝 풀무원 ‘플랜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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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은 비건식의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캐주얼 다이닝 형태로 식당을 냈다. 메뉴는 풀무원의 식물성 단백질과 대체육을 활용한 13종으로 구성했다. 전 메뉴가 100% 식물성 식재료로 ‘비건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맛있게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플랜튜드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도 있지만 비건식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찾은 사람도 많다. 플랜튜드 총괄 매니저는 “평일 점심은 직장인과 일반인들로 식당이 가득 차고 오후 1시 30분까지는 꾸준히 대기가 있다. 성비로 치면 여성과 남성이 7대 3 정도”라며 “풀무원 대체육을 활용한 플랜트 소이 불고기 덮밥(1만1900원)이 가장 인기가 많고 식물성 단백질 대표 음식 두부를 활용한 두부 카츠 채소 덮밥(1만2900원), 두부 페이퍼 라자냐(1만5500원)도 인기 톱3 메뉴”라고 설명했다.
대치동에서 온 강모씨(33)는 “다이어트나 건강한 식단을 챙기는 사람들에게 비건 식사는 좋은 메뉴 구성인 것 같다”면서도 “원래 생각했던 콩고기보다 대체육의 질이 달라진 거 같지만 내 입맛에는 아직 소스를 입혀야 먹을만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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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의 비건 트렌드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에서 채식 인구는 지난 2008년 15만명에서 지난해 250만명으로 증가했다. MZ 세대의 가치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지속가능성 식품에 대한 연구 중 대체육의 경우 고기와 비슷한 맛과 식감을 내는 것은 숙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육의 경우 고기와 비슷한 질감을 내기 위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양한 식자재를 더해 대중성을 확보는 하거나 콩고기 특유의 향을 잡기 위한 노력 등이 수반된다면 점차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