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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중 아니었는데…휴대전화 충전기 '트래킹 화재' 주의

황효원 기자I 2021.11.12 10:38:41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휴대전화를 충전하지 않고 있었는데도 전원과 연결해 놓은 충전기가 화재 원인이 된 사례가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휴대전화 충전기 트래킹 현상으로 인한 화재 (사진=KCSI 11월호 캡처)
12일 경찰청의 ‘KCSI(과학수사) 매거진’에 게재된 ‘휴대전화기 충전 단자의 트래킹에 의한 화재 위험’ 기고문에 따르면 그동안 휴대전화 충전기 화재는 충전 중 불완전 접촉 등에 의해 발생한 사례가 주로 보고됐지만 단자가 분리된 상태에서도 불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올해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거실 쇼파까지 연장된 멀티콘센트에 충전기를 꼽아두고 외출했다가 불이 나는 사고가 있었다.

집주인은 거실 쇼파까지 연장된 멀티콘센트에 휴대전화 충전기 플러그를 삽입해 쇼파 팔걸이 위까지 케이블이 이어지도록 했다. 이후 집주인은 충전 케이블을 그대로 방치한 상태에서 휴대전화만 분리한 채로 외출했고 그 사이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스프링쿨러에 의해 꺼졌지만 이 화재로 충전 단자가 있던 쇼파의 일부와 케이블의 일부가 연소했다.

수사관들은 휴대전화 충전 중이 아니었던 점, 단자 부위가 심각하게 불에 타서 없어진 점, 다른 잠재적 발화 원인의 가능성이 배제되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화재가 ‘충전 단자의 전극 간 트래킹 현상’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트래킹 현상이란 전위차가 있는 전극 사이에 오염물이 묻고, 이곳에서 소규모 불꽃 방전이 발생하면서 절연돼 있어야 할 경로에 전기가 흐르는 트랙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다.

수사관들은 “단자 간 트래킹 현상에 의한 화재는 기기 충전 중인 상태아 아니어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충전 중이 아닌 경우 사용자의 무관심과 방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한 잠재적 발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케이블의 전극 간 트래킹에 의한 화재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단자의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전원이 인가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을 피하고 사용 중에만 전원을 연결해야 한다. 특히 요즘은 여러 기기를 충전하기 위해 2개 이상의 충전기를 쓰는 사례, ‘올인원’ 방식으로 3가지의 주요 단자가 함께 묶인 케이블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연구진은 전극 간 트래킹에 의한 화재 위험을 피하려면 책상 위처럼 쉽게 오염이 발생할 수 있는 곳에 단자를 방치하지 말고 사용하지 않는 동안은 케이블을 분리하거나 스위치를 끄는 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염된 단자와 발열이 의심되는 단자는 즉각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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