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주인들의 자발적 임대 주택 등록을 억지로 유도해놓고선 이제 와서 혜택을 뺏으려 한다”며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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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법안은 임대사업자들이 과도한 세제 특혜를 악용해 투기에 나서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투기 규제 대응책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6월 33만명이었던 임대사업자 수는 올해 5월 기준 52만3000명으로, 2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등록 임대주택은 115만호에서 159만호로 44만호가 늘었다.
임대사업자와 등록 임대주택이 급증한 이유는 2017년 12월 정부가 시행한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 때문이다. 정부는 공적임대주택 시장과 더불어 민간임대시장을 활성화해 전월세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며 지방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건강보험료 부담 완화 등 임대사업자 특혜를 대폭 늘렸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갈수록 과열되자 매물 잠김 현상을 가져오는 임대사업자 등록 혜택 등을 전면 폐기하고 매물이 시장에 돌게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됐다. 정부도 이 정책으로 인해 다주택자가 오히려 집을 사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일자 2018년 9·13 대책,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혜택을 대폭 축소해 왔다.
이번에 발의한 부동산 임대사업 특혜 축소 3법은 기존 법안에서 △민간임대주택, 공공임대주택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다가구 임대주택을 과세표준 합산 대상의 예외로 두는 조항 △임대주택 2호 이상 임대시 세액을 감면하는 조항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과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특례를 규정하는 조항 △임대 목적의 공동주택 건축 등에 대한 지방세 감면을 규정하는 조항 등 특혜 비판을 받는 조항들을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강병원 의원은 “이 조항들은 주택 공급 증가 등을 고려해 도입했지만, 득보다 실이 크다”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 대다수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이어가는 동시에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과세 특혜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 등록한 임대사업자들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의 권유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세를 줬는데, 이제 와서 기존 혜택을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견해다.
일각에서는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정부가 명확한 데이터도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등록 임대사업자를 규제해 버리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임대시장의 60% 이상이 미등록 임대사업자”라면서 “임대주택 10채 중 6채가 노출이 안된 상황에서 등록 임대사업자만 옥죄버리면 시장은 더욱 폐쇄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