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국 지지도 앞세운 정동영 ‘압승’…2위와 27.12% 차이
평화당은 5일 서울 영등포구 K-BIZ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1000명의 당원(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정기 전국당원대표자대회’를 열고 차기지도부를 선출했다. 후보 6명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정 의원이 당대표, 2~5위에 오른 유성엽·최경환·허영·민영삼(득표순) 등 4명이 최고위원이 됐다. 평화당은 지난 2월 창당 후 처음으로 추대가 아닌 투표를 통해 지도부를 구성했다.
정 대표는 2004년 열린우리당 초대 의장에 이어 약 14년 만에 다시 당대표직을 맡게 됐다. 임기는 21대 총선(2020년 4월)까지 약 2년이다. 전북을 기반으로 한 정 대표는 대통령 후보까지 지내 6명의 후보 중 가장 전국적 인지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지원 의원의 지지를 받은 유성엽·최경환 의원이 연대했지만 정 대표를 넘어서긴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정 의원의 득표율(전체 200%)은 68.57%로 2위 유성엽(41.45%) 의원과도 격차(27.12%)가 컸다.
정 대표는 당 대표수락 연설을 통해 “당원 여러분께서 다시 못 올 기회를 주셨다”며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평화당 살리고 그리고 힘 없고 돈 없는 약자의 편에 서서 정치하라고 기회를 주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를 벗어나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며 “정동영을 앞세워 뭉쳐준다면 반드시 평화당을 대안정당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
정 대표는 평화당 첫 선출직 대표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지만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만만찮다. 6.13 지방선거 참패로 평화당이 총선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냐는 의구심이 커졌다는 것도 정 대표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는 상황이다.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경선과정에서 명부유출, 복숭아 선물 사건 등을 통해 깊어진 내부갈등이다.
앞서 유성엽 의원은 정 대표를 상대로 당원 데이터베이스(DB)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온라인입당 당원 DB는 접근할 수 있는 이들이 한정돼 있음에도 정 대표 측이 당원 가입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전화했다며 명부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최경환·이윤석 후보도 같은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DY(정동영)’ 대 ‘반DY’의 대립으로 변질됐다.
정 대표 측은 이에 대한 반격으로 유 의원 측이 평화당 소속 의원 및 원외위원장에게 초복에 수박, 중복에 복숭아를 선물로 보낸 것을 선관위에 신고하면서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진 상황이다. 당의 재건을 위해서라도 정 대표는 한동안 내부 다독이기에 나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공동교섭단체 회복도 큰 숙제다. 평화당은 정의당과 함께 20석을 만들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라는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했으나 노회찬 의원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인해 지위를 잃은 상태다. 교섭단체지위를 박탈당하면 원(院)구성 등 모든 국회 의사일정 협의에 제외되는 등 정당의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당 경쟁력 및 생존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차기 지도부는 공동교섭단체 회복을 위해 무소속인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및 손금주 의원(전남 나주시화순군)을 섭외하는데 더욱 공을 들일 전망이다. 정 대표는 ‘전주고-서울대’ 선후배 관계인 이용호 의원 섭외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청년 위원장으로 서진희, 여성 위원장은 양미강을 뽑았다. 여성위원장은 단독 출마해 찬반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됐다. 정인화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대회사를 하는 동안 신원 미상의 남성이 단상으로 뛰어드는 소동이 발생했으나 곧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