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우리 몸의 200개가 넘는 관절 중 ‘무릎 관절’은 신체의 기본 축을 이루고 체중을 지탱하는 중요한 관절이다. 일상생활 중 사용 빈도가 높은 만큼 손상의 위험이 높고 문제가 생기면 불편함도 크다. ‘쉴 수 없는 관절’, 겨울철 무릎 관절에 대한 궁금증을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송상준 교수와 풀어본다.
△ 겨울만 되면 시리는 무릎통증, 계절과 상관있나요?
-겨울이면 유독 무릎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이는 기온 저하로 혈관이 수축하고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된다.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더뎌지며 뼈 사이의 마찰을 줄이는 관절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통증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겨울이라고 무조건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아니고 습도, 기온, 기압 등 날씨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추운 날씨 뿐만 아니라 눈, 비가 내리거나 구름이 끼는 흐린 날에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장마철에는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몸속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가 된다. 이 때 관절 안의 압력이 높아지면 관절액이 팽창하고, 관절액을 감싸고 있던 활액막과 활액막에 있는 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심해진다.
관절 질환이 있다면 무릎 주변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근육이나 인대가 뭉치지 않고 잘 이완되도록 관리에 신경 써야한다. 온찜질, 반신욕, 가벼운 스트레칭 등은 혈액 순환을 돕고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 된다.
△ 살찌기 쉬운 겨울, 무릎이 위험하다?
-비만은 관절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슬(무릎)관절염과 비만과의 관계는 잘 알려져 있으며, 비만 환자에서 단위 체중 당 근력의 약화와 생체 역학적 변화로 설명한다. 비만은 영양 과다와 인슐린 저항을 특징으로 하는 사이토카인(cytokines) 과다 생산을 유발한다.
이런 인슐린 저항성 증가는 다시 영양 과다를 유발하고 추가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체중 감소는 비만의 생역학적 영향과 염증 반응을 감소시킴으로써 무릎 관절염의 예방과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고도비만인의 경우 관절염 발생 위험이 여자는 4배, 남자는 4.8배 이상 증가한다. 따라서 평소 체중을 관리하고 적당한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 건강과 근육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관절 주변에는 허벅지부터 내려오는 근육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근육이 관절 주변을 둘러싼 상태로 각종 압력이나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기 때문에, 체중 감소만큼이나 허벅지 근육 등을 강화해 근력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 무릎 관절염, 50대 이상에선 감기만큼 흔한 질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50대 진료 환자는 외래 기준 62만 9663명으로 이는 같은 해 감기로 병원을 찾은 50대 환자(57만3886명)보다 많다.
입원의 경우 환자 수 25,253명으로 50대 연령 환자 수에 따른 질환별 순위에서 7번째로 높은 질환이므로 현재는 증상이 없더라도 항상 유의할 필요가 있다. 노화와 관련한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한번 손상된 연골은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무릎 관절염, 반드시 수술해야 하나요?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증상 호전이 없고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최근 진단 기술의 발전과 퇴행성 무릎 관절염의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으로써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에서 수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관절경수술, 다양한 연골 치유술, 절골술, 인공관절 부분 치환술 및 전치환술 등의 수술 방법이 대표적이다. 그 중 가장 많이 시행되는 인공관절 전치환술은 심한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에서 변형된 하지의 축을 바로 잡고 관절염이 심한 관절을 인공삽입물로 교체하는 수술로서 환자 만족도가 높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다만, 치환물의 수명에 한계가 있고, 인공관절 재치환술은 일차 치환술에 비해 어려운 수술이기 때문에 보통 65세 미만의 젊은 환자에게는 비수술적 치료나 관절 보존 수술 등 다른 치료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맹목적인 침치료나 반복적인 주사치료 등으로 관절염 치료의 적기를 놓치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하여 나이, 골관절염의 진행 단계, 침범 구획의 분포, 내반의 정도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 평소 습관을 보면 무릎 건강이 보인다
- 일상생활 중 무심결에 취하는 자세가 무릎 관절에 독이 되기도 한다.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무릎을 꿇는 자세 등이 그렇다. 특히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걸레질을 하면 무릎에는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부담이 가게 되므로 이 같은 움직임은 피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반복적으로 관절에 무리가 가는 일을 하는 사람은 관절 손상의 위험이 더욱 크다. 대퇴 슬개골 관절에 연골 마모나 손상이 심한 환자는 계단 오르내리기나 등산이 무릎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무릎 건강을 위해서라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평지를 걷거나 실내 자전거 운동, 자유형 수영, 아쿠아 에어로빅 등의 근력 강화 운동이나 저충격 유산소 운동이 좋다.
평소 예방을 위해서는 바닥보다는 의자에 앉고, 앉은 상태에서도 다리의 공간을 확보해 무릎을 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이나 장거리 운전을 하는 직업의 경우에도 틈틈이 자세를 바꿔주며 스트레칭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송상준 교수는 “퇴행성 관절 질환의 경우 외부 충격으로 인한 질환과는 달리 노화가 진행된 이후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언제라도 관절 이상이 의심될 경우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