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주말 광주에서 지지자들의 열광적인 환대를 받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국립 5.18 민주표지 앞에서는 곤욕을 치렀다. 안 대표가 3일 민주묘지를 찾았다가 야권후보단일화를 촉구하는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들의 거센 질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천정배 공동대표를 비롯해 박주선 최고위원과 장병완 정책위의장, 임내현, 권은희, 김동철 의원, 광주지역 국민의당 후보들과 함께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그러나 광주전남민주화운동 동지회와 5월 어머니집, 천주교정의구현광주대교구사제단 등 1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전남비상시국회의는 두 대표가 도착하기 전부터 5.18 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문 앞에 모여 ‘야권연대 거부하는 국민의당 각성하라’ ‘수도권 야권연대 거부하는 안철수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안 대표를 규탄했다.
오창규 시국회의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책임있는 당사자라면 야권연대를 실현해 1대1 구도를 만들어 새누리당의 학정과 실정, 무능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받게 해야한다”며 “더 나아가 내년 대선에서 온 국민이 요구하는 정권교체를 실현하는데 나서는 것이 책임있는 대표의 모습이요, 공당의 모습”이라고 안 대표를 비판했다.
시국회의는 안 대표와 천 대표가 도착하자, ‘정치인 자격이 없다. 당장 은퇴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적었다.
안 대표는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광주에서 많은 분들을 뵈었다. 정말 따듯하게 맞아주시고 큰 격려를 해줬다. 끝없는 인파, 도로와 육교까지 가득 채운 시민들을 보며 변화에 대한 열망을 절감했다”며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시는 대로 꿋꿋하게 헤쳐나가겠다”고 시국회의의 야권연대 요구를 일축했다.
안 대표는 시국회의 주장에 대해, “충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정치변화, 정권교체를 위해 태어난 당이다. 국민들의 변화의 열망을 한 몸에 담고 있는 당이다. 지켜봐달라”며 국민의당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시국회의는 안 대표가 끝내 야권연대 요구를 거부할 경우 국민의당 호남 출마자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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