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정태 성선화 기자]우리금융의 차기 회장으로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행장 측은 이런 소식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윤창중 파문’이 차기 회장 인선작업에 변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10일 한 일간지는 우리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차기 회장에 이순우 우리은행장을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일부 매체가 이 같은 보도를 바탕으로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우리금융 내부는 난감한 표정이다. 이순우 행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회추위가 끝난지 하루도 안 돼 이 같은 보도가 나와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의 측근도 “회추위가 끝나면 후보들 간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내정 소식이 나오게 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하마평에 올랐던 사람들이 인선에서 배제된 경우가 많았다. 이 행장도 행여 이와 비슷한 경우를 당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기류가 감지된 것.
이순우 행장은 이전부터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감으로 꼽혀 왔다. 우리금융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면 내부를 다독이면서 민영화를 추진하기가 가장 적합하다. 또, 새 회장은 임기가 짧을 가능성이 높은데,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 이순우 행장은 민영화 완료 후 회장직에서 빠져나오기도 용이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이른 내정설에 더해 ‘윤창중 파문’이 차기 회장 인선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초 우리금융의 차기 회장은 지난 10일 진행된 면담을 통해 2~3명의 후보로 압축된 후 정부(청와대)와의 협의를 거쳐 늦어도 14~15일 경 최종 확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윤창중 전 대변인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할 정부로서는 당분간 우리금융 회장 인선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는 분석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순우 행장이 유력한 후보임에는 확실하지만, 회추위가 청와대에는 그를 포함해 세명을 후보로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인선이 늦어지는 등의 돌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 외에도 이종휘 신용회복기금위원회 위원장과 김준호 우리금융 부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르면 내일(13일)쯤 이들 3명의 명단이 청와대에 보고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회장은 회추위에서 단독 후보를 내정하면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선임된다. 정부가 최대주주(전체 지분의 약 57% 보유)인 만큼 사실상 정부의 결정에 따라 회장이 선임된다. 이사회 및 주주총회 공고 일정등을 감안하면 6월 초쯤 회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