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민 기자]김수현, 공유, 현아, 구하라 등 주류 광고시장을 주름잡는 스타들이 광고 하차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시민단체, 정치권, 지자체 등은 10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 스타의 주류광고 출연이 청소년들에게 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조성, 청소년 음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주류 제조사, 연예기획사, 광고제작사에 공문을 보내 아이돌 스타들이 주류광고에 출연하지 않도록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10대들의 우상인 아이돌이 주류광고에 출연할 경우, 술에 대한 위험성 인지를 약화시키고 오히려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우려가 있다”며 “주류업계가 스스로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적으로 이뤄진 주류 광고현황을 집계한 결과 총 18만9566건, 하루 평균 574회의 주류광고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의 93.4%를 맥주광고가 차지했다. 매체별로는 케이블 TV가 85%(16만1147건)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주류 광고 노출 빈도가 높은 22명을 분석한 결과, 아이돌이 17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서울시는 아이돌의 기준을 ‘청소년들에게 인지도가 높안 영향력이 있고 우상화되고 있는 연예인’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아이돌에는 김수현 문채원 구하라 현아 등을 비롯해 30대인 공유 원빈 싸이 등도 포함됐다.
특히 서울시는 롯데주류가 선보인 ’처음처럼‘ 광고의 경우 선정적인 댄스 배틀 광고 동영상을 19세 미만 금지라는 타이틀에도 불구,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인증절차 없이 접속할 수 있고 자사 홈페이지 접속 시 별도의 절차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류광고의 선정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주류 광고를 모니터링해 이들 회사의 자율규제가 형식적이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광고 제작사, 연예기획사, 주류 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수입 누락과 광고로 인한 부당 이득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국세청에 요구하는 한편, 미비한 주류 광고규제법을 강화하도록 정부에 법 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반면 주류업계는 아이돌 스타의 광고 출연이 청소년층의 음주를 조장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광고중단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광고는 특성상 특정 계층이 아닌 전 연령대에서 가장 유명세를 떨치는 연예인을 주로 기용한다“며 ”주류광고에 등장하는 아이돌 스타들은 대부분 1020세대 뿐만 아니라 3040세대까지 고르게 사랑받는 모델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