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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中은행권 부동산 대출 위태위태"

박기용 기자I 2011.08.31 10:22:36

"주택투자 과도..2007년 스페인 수준 넘었다"
"지방정부 부채보다 위험..연체채무 우려"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중국 은행들의 부동산 대출이 앞으로 지방정부 부채보다 훨씬 다루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샤를린 추 피치 금융기관국장은 "부동산 분야는 거의 모든 경제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은행의 직접 대출뿐 아니라 부동산에 투기한 대출자들의 부도 위험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지금까지 중국 감독 당국은 지방정부와 지방정부 산하 공기업의 부채를 중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으로 간주해왔다. 지방정부들이 지난 금융위기 과정에서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빌려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지방정부 부채는 10조7000억위안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7%에 이른다. 이중 일부는 상환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피치는 이보다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위험이 훨씬 큰 것으로 판단했다.

앤드루 코쿤 피치 아시아태평양 국채신용등급 담당 수석은 "중국의 주택 건설은 현재 과도하다"면서 "GDP내 주택건설 비중은 지난 2007년 주택시장 붕괴 직전의 스페인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중국의 주택 관련 투자액은 한 해 전보다 36.4% 늘어난 2조2800억위안(383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가격억제 정책과 세계경기 위축으로 인해 조만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쓰롄 R&F부동산 회장은 "베이징과 톈진, 광저우 같은 도시에선 올 하반기에 횡보하던 가격이 10%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류밍캉(劉明康)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중국 주요 은행들은 부동산 가격이 50%로 떨어져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봤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철강, 시멘트 등 건축자재 수요 위축 영향 등이 고려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피치는 중국 은행들이 간과하고 있는 연체채무가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14개 상장은행의 전체 연체채무는 연초보다 6.35% 늘어난 3859억7000만위안(64조84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연체채무가 25%나 증가한 중국 민생은행은 "주로 부동산과 제조업 영역에서 기업의 연체채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 "올 상반기 중국 상위 5개 은행의 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30% 이상 증가했으며 주로 부동산을 담보로 한 지방정부와 산하 공기업의 대출"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개발을 중지하는 경우 담보가치 하락으로 인한 상환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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