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샤를린 추 피치 금융기관국장은 "부동산 분야는 거의 모든 경제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은행의 직접 대출뿐 아니라 부동산에 투기한 대출자들의 부도 위험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지방정부 부채는 10조7000억위안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7%에 이른다. 이중 일부는 상환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피치는 이보다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위험이 훨씬 큰 것으로 판단했다.
앤드루 코쿤 피치 아시아태평양 국채신용등급 담당 수석은 "중국의 주택 건설은 현재 과도하다"면서 "GDP내 주택건설 비중은 지난 2007년 주택시장 붕괴 직전의 스페인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중국의 주택 관련 투자액은 한 해 전보다 36.4% 늘어난 2조2800억위안(383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가격억제 정책과 세계경기 위축으로 인해 조만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쓰롄 R&F부동산 회장은 "베이징과 톈진, 광저우 같은 도시에선 올 하반기에 횡보하던 가격이 10%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류밍캉(劉明康)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중국 주요 은행들은 부동산 가격이 50%로 떨어져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봤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철강, 시멘트 등 건축자재 수요 위축 영향 등이 고려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피치는 중국 은행들이 간과하고 있는 연체채무가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14개 상장은행의 전체 연체채무는 연초보다 6.35% 늘어난 3859억7000만위안(64조84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연체채무가 25%나 증가한 중국 민생은행은 "주로 부동산과 제조업 영역에서 기업의 연체채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 "올 상반기 중국 상위 5개 은행의 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30% 이상 증가했으며 주로 부동산을 담보로 한 지방정부와 산하 공기업의 대출"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개발을 중지하는 경우 담보가치 하락으로 인한 상환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