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공사 경영난은 변화 거부한 탓

오상용 기자I 2004.10.06 11:10:01

구조조정 등한시..고비용 구조 지속

[edaily 오상용기자] "시대적 변화에 맞서는 기업은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다" 최근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항공업계가 남긴 교훈이다. 6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지난 1978년 규제완화 조치 이후 시대적 변화를 거부했던 미국 항공업계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78년 항공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 비행기 운임료 책정과 항공사 설립을 자유롭게 했다. 규제완화로 항공기 증편, 일부 항공비용 인하 등의 효과가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항공사는 고비용 구조라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미 항공사들은 고임금 구조를 유지하는가 하면 효율성 개선을 위한 노력도 등한시했다. 신설되는 항공사에 직원들을 빼앗기지 않고,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을 편 것. 이들은 대신 주요 항공시장을 점하기 위해 허브시스템을 갖추거나, 마진이 높은 비즈니스 고객유치를 위해 기업들과 제휴를 맺는 잔꾀를 부렸다고 AWSJ는 지적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 결과는 참담하다. 특히 올들어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항공업계는 극심한 경영난에 처하게 됐다. 지난달 두번째로 파산신고를 한 US에어웨이그룹이 대표적이다. US에어웨이는 최근 내년 2월까지 인원감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청산절차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UAL 역시 2년가까이 법정관리 아래 놓인채 쉽사리 재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델타에어라인도 200억달러에 달하는 채무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파산신청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사정은 지난해 파산절차에서 벗어난 AMR도 마찬가지다.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항공업 규제완화법안 마련에 참여했던 마이클 E 레빈은 "규제 완화로 항공사의 비용절감과 생산효율 개선은 물론, 항공기 이용 고객들의 이익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리는 왜 이같은 변화가 빨리 이뤄지지 않는지 궁금해하며 머리를 긁적여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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