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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를 이룬 이건희 회장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합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방송기자 시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의 일화를 떠올리며 고인을 추모했다. 박 장관은 오늘의 삼성을 만든 건 이 회장의 ‘반도체 사랑’ 덕분이라고도 말했다.
박 장관은 25일 이건희 회장 별세 소식을 접한 후 페이스북을 통해 “MBC 경제부 기자였던 1980년대 말 어느 해 여름, 제주도에서 열린 전경련 세미나에서 이건희 회장이 한 시간가량 반도체 미래에 대해 기자들과 강의를 겸한 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박 장관은 “이 회장이 게토레이 한 잔을 물컵에 따라놓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반도체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난 지금 반도체에 미쳐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 이야기도 했다. 당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집에서 영화를 혼자 많이 봤다고 했다. 특히 일본 영화 ‘천칭’은 선대 이병철 회장이 추천해 여러 번 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천칭은 일본 어느 마을 솥뚜껑 업체 후계자 양성과정을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13살 다이사꼬는 졸업선물로 솥뚜껑 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로부터 솥뚜껑을 받은 후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이 것을 팔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다이사꼬는 솥뚜껑을 파는 과정에서 솥뚜껑에 대한 마음, 판매하는 상인의 마음가짐, 그 물건을 사는 소비자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을 다뤘다.
박 장관은 “천칭은 진정으로 내가 파는 물건에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진심이 전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영화”라고 회상했다. 박 장관은 아울러 이 회장과의 대화 당시 대학생이었던 이재용 부회장이 뒷자리에 함께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1993년 당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꿔라’로 잘 알려진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언급한 후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휴대전화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오늘의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 사랑’이 만든 결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