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아베 내각의 고노(河野)담화 검증시도를 비판한데 대해 일본 외무상은 담화에 대한 인식이 변함없다는 애매모호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후미오 (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1일 인도네시아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아베 내각의 고노담화 검증시도를 비판한데 대한 입장을 질문 받자 “고노담화를 우리나라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이전부터 밝혀 온 그대로다”라고 답했다.
이어 “외교자세나 역사인식이 변함없다는 것을 제대로 설명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여당의 2인자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로 자민당 간사장은 고노 담화 검증 문제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들이 아직 건강할 때 얘기를 들어 진실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담화 내용이 아닌 작성 과정을 검증하겠다는 것”으로 더 객관적이고 정확히 하려는 것이어서 박 대통령의 발언과 부딪힐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아베 정권 차원의 공식적이 발언인지 개인적인 입장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앞서 지난달 말 일본 아베 내각은 정부 안에 검증팀을 설치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의 진실성과 한일간 담화 문안 조정 여부 등을 중심으로 고노 담화를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한평생을 한맺힌 억울함과 비통함에 살아오신 이제 쉰다섯 분밖에 남지않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는 당연히 치유받아야 한다”며 “과거의 역사를 부정할수록 초라해지고 궁지에 몰리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진술과 증인들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 하고 정치적 이해만을 위해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