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구글이 각사가 각각 강점을 가진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역량을 맞교환하며 동반 성장을 꾀한다.
삼성전자(005930)는 27일 구글과 상호 호혜 원칙에 따라 광범위한 기술ㆍ사업 영역에 대한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다고 밝혔다.
양사는 기존에 갖고 있는 특허는 물론 향후 10년간 출원되는 특허까지 공유하기로 했다. 1월 현재 삼성전자와 구글이 보유한 특허는 각각 약 10만, 5만건이다.
모토로라 인수 후 휴대폰 사업에 지지부진했던 구글도 삼성전자가 구축한 다양한 HW 기술 및 디자인 특허를 쓸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밖에도 구글 글래스를 위시한 웨어러블 기기, 클라우드 서비스 등 양사가 서로 협업할 만한 거리가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PC 제조업체 도시바(2009년), IBM, 마이크로소프트(이상 2011년), SK하이닉스(2013년) 등 경쟁사들과 폭넓게 특허를 제휴해 왔다.
구글도 2011년 모토로라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를 인수하며 신기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 지난해에만 마카니 파워(풍력발전용 터빈), 웨이즈(SNS 기반 내비게이션), 플루터(동작인식), 보스턴 타이내믹스(로봇), 샤프트(로봇), 네스트(스마트 온도조절 장치) 등 여러 업체를 인수했다.
특히 애플과 여러 건의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는 이번 제휴로 소송으로 인해 낭비되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승호 삼성전자 IP센터장 부사장은 “구글과의 이번 계약 체결은 불필요한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IT 업계에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