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재정위기가 해결의 끝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 정부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 무디스 "英도 트리플A 잃을 수 있다"
무디스는 영국의 공공재정과 경제가 신용등급 유지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몇 가지 취약점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갈수록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공공부채, 성장 전망 악화,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위험 노출 등이 바로 그것.
사라 칼슨 무디스 영국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전망은 유로존의 잠재적 해체만이 중요하게 고려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리플A 국가들을 놓고 볼 때 영국의 신용등급은 강등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재무관료들은 자국 재정과 경제가 악화된 것은 "유로존 위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적자 감축 정책을 통해 시장 신뢰 회복을 돕고 금리 역시 낮게 유지하는 등 정부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반박에도 영국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 佛, 트리플A 지키려고 국채발행도 줄인다
먼저 등급 강등의 공포에 휩싸인 프랑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무디스를 비롯해 피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은 유로존 위기 여파 등을 감안해 이미 프랑스의 등급 하향 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프랑스는 등급 강등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년도 국채 발행을 줄이는 대책까지 내놨다. 이날 프랑스 정부는 국채 만기상환과 정부 재정지출을 위해 기존에 1820억유로로 계획했던 내년 국채 발행규모를 1779억유로로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프랑스 정부는 이같은 국채 발행 계획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트리플A 등급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서 마련했다. 내년 4월에 열리는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으로서는 트리플A 등급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절실하다.
지난해 말 40베이시스포인트(bp)였던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의 독일 국채(분트)와의 금리차(스프레드)는 현재 113bp까지 확대된 상태. 하지만 올해 중장기 국채 평균 조달금리는 2.4%로 유로화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아직 국채 시장에서 심각한 불안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