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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신중모드` 大전환..수출주 팔고 방어주만 샀다

김지은 기자I 2011.11.24 13:30:24

주도주 팔고 KT&G 등 방어주 위주 매수
선물시장에서도 숏 포지션 구축 주력

[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외국인들이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과 IT 등 기존 주도주를 던지고, 경기 방어주와 내수주를 사 모으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추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극도의 `신중모드`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동차 관련주와 화학주, IT주 등 기존 주도주 위주의 집중적인 매도세를 펼치고 있는 반면 방어주 혹은 내수주 위주의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재차 박스권 하단으로 내려앉은 11월10일 이후 2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대표적인 방어주로 꼽히는 KT&G(033780)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KT&G 142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일별로 보더라도 지난 9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율 역시 이달초 58.12%에서 23일 기준 59.56%로 1%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KT&G의 뒤를 이어 LG생활건강(051900)(669억원) 현대모비스(012330)(627억원) 현대해상(001450)(578억원) 오리온(001800)(520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5개 종목 중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4개 종목이 모두 내수주로 분류된다. 대외환경에 덜 민감한 내수주 위주의 집중적인 투자에 나섰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005930)(-2500억원)를 비롯해 한국타이어(000240)(-2302억원) LG화학(051910)(-1927억원) 하이닉스(000660)(-1827억원) OCI(010060)(-1746억원) 등이 포함됐다. 순매도 상위 종목들은 모두 수출주로 분류된다.

외국인의 조심스러운 행보는 선물시장에서도 눈에 띈다.

외국인 선물 매도로 인해 베이시스가 연중 저점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 이로 인해 기관 투자자들의 차익 프로그램 매물까지 더해지면서 주식시장을 더욱 힘겹게 만들고 있다.

송창성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10월에는 유럽계 자금의 매도 규모가 감소했던 것과는 달리 11월에는 다시 유럽계 자금 중심의 순매도 규모가 증가하고, 미국계 자금의 매도 동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부담이 상당히 누적돼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외국인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낮아진 점도 부담 요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11월 이후 주식형 펀드로 자금유입이 둔화됐다"며 "기관 매수여력이 낮아진데다, 외국인의 최근 5거래일 일평균 매도 금액이 3500억원에 달하는 등 시장 수급이 꼬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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