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LCD 시장…삼성·LGD도 `부진`

서영지 기자I 2011.07.29 10:15:02

삼성전자, LCD 사업 두 분기 연속 적자
LGD·AUO 등 주요 LCD 업체도 적자
권영수 LGD 사장 "3분기 예측하기 어렵다"

[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LCD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선 걸까. 글로벌 LCD 업체가 내놓은 2분기 실적은 공급 과잉에 따른 LCD 가격 하락의 여파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CMO(치메이) 등 일부 해외 기업의 실적 발표가 남아 있지만 세계 LCD 시장 1~3위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AUO가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

◇삼성전자 LCD, 2100억원 영업손실…두 분기 연속 적자

29일 삼성전자(005930)는 DP(디스플레이패널)사업부가 지난 2분기 영업손실 2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2300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

DP사업부에는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실적이 포함된다. 최근 급격한 실적 증가세를 보이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실적이 합산됐음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

2분기에는 1분기 영업이익률 -3.5%보다는 소폭 개선된 -3%의 영업이익률을 보였지만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삼성전자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034220) 역시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483억원. 전분기 영업손실 1154억원보다는 적자폭을 줄였지만 전년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적자 전환했다.

대만의 AUO는 2분기 매출 980억5000만 대만달러(한화 약 3조5800억원), 영업손실 91억2000만 대만달러(약 3300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9.3%로 삼성전자 -3%와 LG디스플레이 -0.8%와 비교하면 훨씬 부진하다.

적자이긴 했지만 영업이익률을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대만 등 해외 업체보단 그나마 나은 상황이다. 한국 업체들은 3D와 LED(발광다이오드) 등 해외 업체보다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고 큰 거래처들을 확보한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은 1~2위를 하다 보니 큰 거래처를 갖고 있다"며 "공정 능력도 우수하겠지만 1~2위 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서 비교적 수익을 많이 낸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3분기 전망 어두워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LCD 업체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적으로 LCD 산업이 성숙기에 들어간 만큼 연내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세트업체의 재고 조정도 LCD 패널 수요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기둔화 우려 영향으로 세트업체의 보수적 재고정책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CD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섰다"며 "완전한 성숙기에 진입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침체한 TV·PC 시장과 맞물려 LCD 시장이 더 안 좋다"고 말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도 지난 21일 실적발표를 마친 뒤 "3분기 시장은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며 "여태껏 이렇게 전망을 하지 못할 정도로 불확실한 상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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