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인하했던 GS칼텍스와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는 공급가격의 단계적 환원에 돌입하고, 신용카드 할인방식을 채택했던 SK에너지는 카드할인을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할인 조치가 끝나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이 ℓ당 2000원선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급격한 가격 상승은 없을 전망이다.
정유사들이 기름값을 연착륙시키라는 정부의 압박에 못이겨 공급가격의 단계적 환원 방침을 밝힌데다 주유소 경쟁, 재고 물량 등으로 가격이 순차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국제적인 비축유 방출로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져 기름값 연착륙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휘발유 가격이 당분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일컬어지는 ℓ당 2000원선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 변동으로 하반기중 2000원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 연착륙 성공?..급격한 가격 변동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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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은 순차적으로 올라 당분간 2000원선을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유사들이 공급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릴 전망이다. 업계 2위인 GS칼텍스가 주유소 공급가격의 단계적 인상 방침을 밝힘에 따라 나머지 정유 3사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SK에너지와 S-Oil, 현대오일뱅크는 단계적 환원 방침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혀 단계적 환원에 동참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일부 정유사들이 기름값 할인이 종료되기 이전 공급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돼 정부의 시장 감시가 강화됨에 따라 정유사들이 공급가격의 급격한 인상에 나서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할인 끝나기도 전에..` 정유사 가격조정 의혹)
주유소들도 판매가격을 단번에 올리지 못할 전망이다. 주유소들은 3개월전 인하시에도 재고 소진을 이유로 가격을 단번에 내리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서초동 소재 주유소 사장은 "공급가격 인상 이전에 사들인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는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당분간 2000원선 넘지 않을 듯
특히 최근 국제적인 비축유 방출로 국제 유가 및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해 할인 종료 이후 급격한 가격 인상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휘발유 제품 가격에 1~2주 시차를 두고 연동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국제 휘발유 제품 주간 평균가격은 기름값 할인 조치 이전인 3월 다섯째주 ℓ당 840.27원에서 6월 넷째주 790.52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정유사들이 단계적이긴 하지만 공급가격 인상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휘발유 판매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단계적 인상 기간 동안 국제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 인상폭이 제한되겠지만 국제 가격이 반등할 경우 인상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국제 유가는 비축유 방출과 투기 세력의 차익실현, 미국 및 유럽 경제 우려 등으로 하락했지만 미국의 드라이빙(Driving) 시즌 돌입,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정불안 요인 등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가격 환원 과정에서 인상폭을 둘러싸고 정유사와 주유소의 눈치보기가 극심한 상황이다.
공급가격 단계적 인상에 앞장 선 GS칼텍스가 인상 속도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가격 인상폭을 밝힐 경우 담합의 소지가 있어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유소업계에 따르면 전날 GS칼텍스는 공급가격을 매주 20~25원씩 네 단계로 나눠 총 100원 인상할 것이라고 일선 주유소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나머지 정유사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공급가격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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