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의성기자] 21세기 문명의 새 척도인 인터넷.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네티즌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포털 검색은 인터넷의 진화를 가장 민감하게 엿볼수 있는 부문이다. 특히 최근 진행되고 있는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s)공개 움직임은 웹2.0시대를 여는 중요한 트렌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daily는 인터넷업계의 핫 이슈인 API 공개가 갖는 의미와 가능성, 국내외 사례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엮는다.<편집자주>
지난달 NHN(035420)이 운영하는 검색포털 네이버는 국내 포털사이트로는 최초로 주요 검색서비스의 API를 전격 공개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API는 필수적인 프로그래밍 기술이 없어도 특정 프로그램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
네이버를 중심으로 인터넷 포털이 API를 공개한다고 선언하면서 사용자 중심의 개방형 성격을 띤 웹2.0 시대는 한발짝 우리 곁에 다가오게 됐다.
◇ 인터넷 이용자 눈높이 높아진다
대학생 김씨는 불만이 많다. 인터넷포털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A사의 검색과 B사의 지도, C사의 미니홈피를 함께 쓸 수는 없을까?` 김씨는 자신이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이라면 각 포털의 장점을 모아놓은 서비스를 제공할텐데 왜 이런 서비스가 나오지 않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사소한 기능 개선에 대한 건의도 몇 번 접수를 했지만 답변도 개선 결과도 김씨의 욕구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사진 찍는 것을 취미로 가진 회사원 정 대리.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멋진 풍경을 디지털카메라에 담아오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면 친구들로부터 어디서 사진을 찍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그 위치를 일일히 설명하기란 쉽지 않을 뿐더러, 매번 같은 답을 되풀이해야 하는 것도 고역이다. 정 대리는 사진을 업로드할 때 지도 정보도 함께 기록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 네티즌, 수동형에서 능동형으로
네티즌들은 인터넷포털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받아서 이용하는 것일 뿐, 이들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웹2.0 시대에서 인터넷 이용자들의 위치는 변화하고 있다. 지식검색이나 블로그 등 새로운 서비스가 제공되고 `참여`와 `공유`라는 개념의 웹2.0의 패러다임이 확산되면서 이들은 단순 인터넷 이용자 위치에서 벗어나 정보를 생산하는 생산자가 되거나 타인의 정보를 보고 알리는 전달자 또는 평가자가 되기도 한다.
이제는 이용자를 단순히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포털업체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포털이 API서비스를 공개하면서 이제는 이용자가 기본적으로 자신의 입 맛에 맞게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제공자의 입장도 될 수 있어 제공자와 이용자라는 구별은 갈수록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API 공개, 웹2.0 앞당긴다
API란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램이나 사이트를 제작하기 위해 이용하는 기술적인 도구를 뜻한다. 윈도우즈에서 작동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이용되는 Win32 API가 한 예라 할 수 있다.
이런 API가 이제는 웹2.0시대에 웹사이트까지 영역을 확장했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이디어가 있는 인터넷 이용자라면 누구나 서비스를 연계하거나 기능을 추가해 본인 입맛에 맞는 검색 결과를 뽑아내거나 블로그를 통해 글을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개된 블로그 API를 이용하면 특정 블로그 사이트의 `쓰기` 메뉴를 굳이 이용하지 않고, 나모 웹 에디터와 같은 편집툴을 이용해서도 글을 올릴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제한된 방식을 통해서만 네티즌은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인터넷포털이 공개하는 API를 이용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서비스를 변형할 수 있다.
NHN 관계자는 "A회사의 서비스에 B와 C회사의 장점을 연계하는 등 서비스 제공자의 한계도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API공개는 웹2.0시대를 당겨줄 하나의 축으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