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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개입에 대해 시장 반응 `각양각색`

최현석 기자I 2003.05.29 10:46:09
[edaily 최현석기자] 최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해 시장참가자들의 반응이 각양각색이다. 인터넷 외환전문 업체인 딜넷(www.fxmarket.co.kr) 사이트내 시황 토론방에는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여러 가지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일이후 지속적인 당국 개입 영향으로 환율 1180원대 하락이 제한된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주로 눈에 띄고 있다. "당국이 시장개입을 결정하는 변수들을 일관성 있게 반영한다면 모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시장개입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일관성 없고, 근시안적인 안목으로 순간 때우기식 시장개입이나 종가 관리를 위한 시장개입, 시장 흐름을 완전히 죽여 버리기식 시장개입은 마땅히 비난 받아야 합니다" (올인) 당국개입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흥분된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정말 시장의 흐름을 잘못 읽어서 돈을 깨졌다면, 그것은 억울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잘못한 것 이니까요. 그러나 시장개입으로 돈이 깨졌다는 것은 정말 억울한 일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쫓아가고 있었는데, 그것이 당국의 뜻과 부합되지 않는다 해서 강제적으로 손해를 봐야 된다는 것 아닙니까? 우리나라 외환당국은 밥먹듯 시장에 들어오면서 심지어 자신도 시장참가자 중의 하나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시장의 관리자는 누구 입니까? 당국 아닙니까? 시장참가자가 시장을 관리한다? 이것 불공정 행위 아닙니까? 그것이 목적은 아니었겠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많은 돈도 벌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그것이 불공정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암튼 이 시장에서 계속 거래하실 분들이 자기들의 권익을 지켜 나가십시요. 매일 당하고 울지 말구요." (블루버드) 거래에서 손실을 입었을 경우 나타나는 자괴감 섞인 한탄도 빠지지 않고 있다. "여러해전 딜러 선배가 자조적으로 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전생에 가장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이 이생에 태어나서 달러/원 거래를 하개되는 것 같다`는.. 요즘 달러/원 너무 어렵습니다" (윤동주) 시장개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를 점하고 있으나, 국가경제를 걱정하는 애국적 시각과 당국개입을 변수로 인정해 잘 대처해야 한다는 충고도 나오고 있다. "시장은 투기적 매매를 위한 여러분들을 위한 장이 아니고. 상반된 여러 이해관계자가 있습니다. 시장활성화와 자율성 증가, 거래량 증가, 변동성 증가 등 모두 훌륭한 이야기이지만, 누구를 위한 시장활성화이고 변동성 증가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라가 올인 들어가는 상황에서 여러분들 돈 많이 버시게 1000원대 환율 한번 보시길 원하시나요? 시장이 전지전능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환율이 언제가는 균형점을 찾아가겠지만, 10년후에 찾아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나라는 이미 올인인데..." (차범근) "작년 7월에 계속 숏(달러과매도) 지르다가 크게 당한 다음에는 큰 반성을 했었죠. 한달 번것을 한방에 날렸으니까요. 그 다음부터는 개입을 늘 변수에 넣고 개입 레벨을 예측하기 위해 공을 많이 들입니다. 이정도면 변동성을 많이 허용하는 것입니다. 대만, 싱가포르, 중국, 홍콩... 한국의 무역상대국중 어디도 한국처럼 변동성이 큰 곳은 없습니다. 모두 열심히 연구하셔서, 나름대로 당국의 개입 레벨을 예측하시는데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FXholic) 당국이 은행 딜러들을 불러놓고 "한번 얘기해봐라"는 식의 간담회를 열기보다는 익명성 게시판에서 진솔한 시장의 목소리를 확인하며 숙종의 `사씨남정기`를 통한 민심파악과 같은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근 한은 게시판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논쟁이 불꽃을 튀고 있는 것처럼 외환시장관련 불만의 목소리가 재경부나 한은 게시판을 메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이같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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