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에스티 장명식사장, "매출다각화로 흑자전환"

하정민 기자I 2003.04.23 11:13:45

1분기 잠정매출 70억, 영업익 12억

[edaily 하정민기자] "지난 2년동안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매출다각화를 통해 올해는 반드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입니다" 반도체장비 생산업체 에프에스티(36810)의 장명식 사장은 23일 edaily와의 인터뷰에서 매출확대를 기존 주력 제품인 펠리클(포토마스크 보호용 막)에만 의존하지않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올해 매출목표 24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IT경기침체로 지난 2001년과 2002년 각각 14억원, 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온도조절 장비 칠러 및 기타 세정장비 판로확대를 통해 이를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신제품 판매확대로 올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잠정치)이 각각 70억원, 1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호전이 가시화하고있다고 강조했다. ◇펠리클 국산화 앞장..대만에도 수출 지난 76년 서강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장 사장은 국내 최초의 반도체 유통업체인 신한과학에서 일하면서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었다. 87년 화인반도체기술(에프에스티의 전신)을 설립한 이듬해인 88년 국내 최초로 펠리클 국산화에 성공하며 국내 유일의 펠리클 제조업체로 자리잡았다. 펠리클은 얇고 투명한 막을 의미하는 용어로 반도체제조시 포토리토그래피공정에서 마스크(Mask)와 레티클(Reticle) 표면을 대기 중의 먼지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펠리클에 아주 적은 양의 먼지만 묻어도 반도체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펠리클 생산과정에서는 청정관리가 필수적이다. 에프에스티는 첫 원재료부터 마지막 검사단계까지 청정환경을 유지해 이미 ISO 9001을 획득했고 64메가 D램 이상의 반도체에 사용되는 딥-UV 펠리클도 개발했다. 장 사장은 "해외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는 질문을 종종 듣지만 한국 사람의 뛰어난 능력은 아무도 따라올 수 없다"며 "생산과정이 워낙 미세하고 정교해 미국의 듀폰, 일본의 미쓰이케미칼이나 신에츠케미칼과 같은 대기업들도 생산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펠리클 제조를 위해 0.3㎛ 크기의 파티클(particle)을 찾아야하는 데 이를 기계가 아닌 사람의 눈으로 일일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 이같은 일을 5년이상 반복한 숙련된 기술자를 여럿 보유하고 있으므로 해외 대기업과 충분히 겨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달말 완공될 신축공장에서 펠리클 제조공정을 일원화함에 따라 원가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에프에스티는 현재 국내 펠리클 시장의 65% 정도를 점유하고있으며 대만으로도 수출을 시작했다. 장 사장은 "애프터서비스가 부실하다는 등 대만에서의 한국 장비업체에 대한 시각이 너무 나빠 처음에는 판로를 뚫기가 매우 어려웠다"면서도 "현재 20% 내외인 수출 비중을 매출의 5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매출다각화만이 살 길..칠러 등 개발 한편 장 사장은 지난 2년간의 부진이 펠리클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반도체 제조 전공정에서 사용되는 자동온도 조절장치인 칠러(chiller)가 좋은 예다. 에프에스티가 자체 개발한 이 제품은 열전소자(Thermo-electric)를 이용해 만들어져 프레온가스를 이용한 냉각방식에 비해 환경친화적이라고 강조했다. 칠러는 반도체공정 중 주로 에칭(식각)공정에서 제조실 내의 온도조건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온도조절장비다. 반도체 디바이스의 고집적화에 따라 그 기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삼성전자(05930)와 같은 반도체 제조업체의 대규모 신규라인 증설 계획에 따라 칠러부문 매출도 급신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장 사장은 "올 매출목표 240억원중 펠리클 부분이 116억원, 칠러 및 신규 출시한 반도체 세정장비(IPA Dryer) 부분이 114억원 정도로 예상된다"며 "액정표시장치(LCD) 검사장비 사업 추진도 계획하고있다"고 매출 구조 다변화 계획을 설명했다. 한편 반도체산업협회 임원, 하이닉스 국산화분과위원장 등 다양한 직책을 두루 맡고있는 업계의 "마당발" 장 사장은 "다른 업체와 연대해서라도 장비 국산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유통업에 종사하는 동안 미국, 일본업체만 발전하는 것을 질리도록 지켜봤으므로 이제는 국내 업체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것을 보고싶다는 것. 장 사장은 "반도체 자체는 삼성전자와 같은 유수의 회사들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면서 한국의 위상을 높였지만 장비분야가 인정받을 기회는 거의 없었다"며 "품질, 가격, 납기일 등 모든 면에서 세계적 브랜드 가치를 지닌 장비업체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