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만에 또 메모리 겨울론]
DDR5마저 가격 하락세…메모리 겨울 공포
PC·모바일 수요 회복 더뎌…반등 쉽지 않아
"삼성·SK, AI HBM·eSSD 비중 더 늘려야"
[이데일리 김소연 김응열 기자] 중국의 메모리 파상공세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급락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중국산 메모리 난립까지 겹치면서 불과 1년 만에 다시 ‘메모리 겨울론’이 급부상하는 형국이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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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9월 5달러를 웃돌았던 DDR5 D램의 현물가격은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DDR5 16G 2Gx8 제품 기준 평균 현물가격은 5.04 달러(9월10일)에서 2일 4.75달러로 5.7% 하락했다. 지난달 평균고정거래가격은 3.9달러로, 전월(4.05달러) 대비 3.7% 내렸다. 최신 제품인 DDR5 D램마저 가격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범용 제품인 DDR4의 경우 낙폭이 더 크다. 낸드 가격 역시 두자릿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황 사이클이 예년보다 유독 짧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내년부터 메모리 겨울이 현실화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겨우 1년 남짓 만에 업황이 가라앉는 셈이다.
그 기저에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반도체 굴기’를 공식 선언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D램의 경우 창신메모리(CXMT) 등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중국발(發) 치킨게임 공포가 만연해 있다. 업체 수가 D램보다 많은 낸드 시장의 경우 일부 업체들의 감산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 물량으로 레거시 제품부터 가격 하방 압력이 높아지면서 전체적으로 같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처럼 수익성 높은 인공지능(AI) 메모리 비중을 크게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K반도체는 설상가상으로 미국 정부가 중국에 HBM 공급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겹악재를 만났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한국 업체들은 HBM, eSSD 같은 AI 제품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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