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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2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해 4월이 되자 글로벌 식용유 가격은 일제히 흔들렸다. 16ℓ 식용유 가격이 18달러에서 45달러로 치솟았고, 튀김 닭 날개는 1파운드당 8달러에서 15달러로 판매가를 올렸다. 우리나라도 마켓에서 1인당 1병으로 구매를 제한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글로벌 해바라기유의 75%를 공급해 왔다. 여기에 인도네시아가 팜유 공급 중단을 선언한다. 팜유는 대체품으로 사용될 수 있는데다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팜유 공급량의 58%를 차지한다.
큰 요인 두 개가 겹친데다 2021년 남미의 가뭄이 심해서 콩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식용유 부족에 대한 패닉은 전세계를 휩쓸었다. 불확실성은 원료가격을 두 배 이상 상승시켰고 기름에 튀겨지는 음식 가격이 3배 더 오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기름 가격의 상승은 소득이 낮은 사람에게 훨씬 더 영향이 컸다. 단순히 음식을 요리하는 사람들에게 식용유는 부엌의 중요한 존재이며 주요 칼로리 공급원이었다. 캐나다 소규모 체인 Esposito‘s 의 사장은 CBC 뉴스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불평한다. 너무 비싸지만 집에서는 오일이 꼭 필요 하다. 오일이 없다면 휘발유가 없는 자동차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고 시장반응을 표현했다.
가장 값 싸게 쓰던 식용유지는 거의 모든 식품 전반의 가공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식품가격을 얼마나 인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는 반응이다. 이 시기 많은 해외기사를 보면 “아직은 오일 인상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부 전가할 수 없었다. 손해를 좀 보더라도 일정 수준에서 인상폭을 조절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확실한 것은 이런 식용유지 ‘오일쇼크’가 곧 다시 올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은 점점 공급이 빡빡해져 간다. 첫번째 이유는 기후위기 때문이다. 전에는 곡물파동이 5~7년에 한 번씩 찾아왔었는데 이제는 10년 내내 겪고 있는 현상이 됐다.
가뭄, 서리, 병충해의 충격으로 더 자주 출몰한다. 캐나다도 기온상승으로 인해 유채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대두 수출국이던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세계 3위 대두 수입국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두번째 이유는 바이오 오일로의 사용 문제다. 석유화학을 대체한다는 명분으로 식량에 쓰여야 할 상당량이 정부가 주도하는 보조금에 힘입어 바이오 오일로 태워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선택만 바뀌면 다시 식량으로 대체 될 수 있는 부분이기에 그나마 완충역할도 가지고 있다.
세번째 이유는 중국의 급격히 늘어나는 소비량 이다.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1년 전 9161만t에서 9720만t으로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올리브유의 변화도 심상찮다. 최근 몇 달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올리브유 가격이 두 배 넘게 사상 최고로 올랐다. 미국 농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8월 평균가격에 비해 9월 가격은 130%나 올랐다. 여기에다 터키는 올리브유 대량 수출을 11월까지 금지 하기로 했다. 스페인에서는 올리브유가 대량 도난당하는 사건도 여럿 생겨났다. 역대 최고가격인 올리브유는 이제 ‘액체 금’이라 불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