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광복절을 앞두고 1990년 이후 한일 간 경제·경쟁력 격차 변화를 비교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전경련은 거시경제 등을 분석해 국가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IMD(국제경영개발대학원) 순위를 살펴본 결과 1995년 각각 26위와 4위였던 한국과 일본의 순위가 2020년 23위, 34위로 바뀌며 한국이 앞섰다고 밝혔다.
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일본보다 2단계 높다.
아울러 물가와 환율 수준을 반영해 국민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1인당 경상 국내총생산(GDP)도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2018년 한국(4만3001달러)이 일본(4만2725달러)을 추월했다.
전통 제조업 경쟁력에서도 한국은 일본을 앞질렀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의 세계 제조업 경쟁력 지수(CIP)에 따르면 1990년 한국과 일본의 순위는 각각 17위, 2위였지만 2018년에는 한국이 3위로 올라가고, 일본은 5위로 떨어졌다.
거시경제 지표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축소되고 있다. 1990년 한국과 일본의 명목 GDP 수준은 각각 17위, 2위였지만 2020년 한국은 10위를 차지하면서 3위로 떨어진 일본과 격차를 좁혔다.
한국 수출액도 2020년 기준 5130억 달러로 일본의 80% 수준까지 쫓아 왔다.
하지만 기초기술이 탄탄한 일본에 비해 한국은 아직 경쟁력이 약했다. 글로벌 연구개발(R&D) 1천대 투자 기업 수에서 2020년 기준 일본은 한국보다 5배 이상 많은 기업을 보유했다.
소재·부품 분야에서 한일 경쟁력을 나타내는 한국의 소재·부품 대일(對日)적자 규모는 1994년 83억 달러에서 2020년 154억 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경쟁력을 나타내는 노벨과학상 수상자도 한국은 전무했지만 일본은 지난해까지 24명을 배출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해외직접투자액 등에서는 여전히 일본과의 격차가 크고, 기초과학기술 분야 투자와 경쟁력에서는 크게 뒤떨어진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R&D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